[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점심시간을 앞둔 전북혁신도시. 일부 건물에는 여전히 '임대'와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신한펀드파트너스가 입주한 건물만큼은 분위기가 달랐다. 1층 식당과 카페에는 손님들이 오갔고 건물 안에서는 직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한금융그룹의 전북 전략은 이곳에서 시작됐다.
신한금융그룹의 전북혁신도시 전략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계열사는 은행도, 증권사도 아니다. 펀드 기준가격 산출과 회계·사무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신한펀드파트너스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국민연금 사업을 계기로 전주 거점을 구축한 뒤 다른 계열사들의 전북 진출 기반까지 마련하며 그룹 전북 전략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펀드파트너스의 전주 거점 구축을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인 지역 금융생태계 확대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전북 지역 대학 출신 인재 채용과 실질적인 인력 이전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전주본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유동 인구가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이달 2일 찾은 신한펀드파트너스 전주본부는 혁신도시 내에서도 비교적 활기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건물 외벽에는 신한펀드파트너스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고 사무실 안에는 수십명의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회의실과 업무 공간도 실제 운영이 한창인 모습이었다.
신한펀드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전주에 자리를 잡은 배경에는 국민연금이 있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민연금 사무관리 사업을 재수주한 뒤 전주 밀착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별도 전주본부를 마련했다. 사무관리 업무는 펀드 회계 처리와 기준가격 산출, 자산 내역 관리 등을 담당하는 사업으로 국민연금과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전북혁신도시에 간판을 내건 다른 금융회사 사무소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일부 사무소가 소수 인력 중심의 연락 거점 성격을 띠는 반면 신한펀드파트너스 전주본부는 독립적인 조직 운영이 가능한 수준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1~2명 인력만 근무하는 다른 사무소와 달리 신한펀드파트너스 전주본부는 외부 개발 인력을 포함해 6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신한펀드파트너스 전체 임직원 수가 약 260명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국민연금공단과 거리도 가깝다. 차량으로 5분, 도보로 15분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 덕분에 주식·채권·대체투자 부문별 회의가 주 3회 이상 대면으로 진행된다. 신한펀드파트너스 관계자는 "서울과 전주를 오가야 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업무 대응 속도와 소통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실제 지역사회와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전북 소재 대학 출신 신입 직원 10명을 별도 채용해 전주본부와 서울 AI혁신부에서 근무하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채용된 직원들은 입사 후 AI 관련 교육을 받으며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보통 지역 소도시에서 변변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변화다.
전주본부가 입주한 건물은 전북혁신도시 내에서도 공실을 찾기 어려운 곳 가운데 하나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임대'와 '매매' 안내문이 붙어 있는 건물이 적지 않았지만 이 건물에는 식당과 카페, 사무실 등이 대부분 입주해 있었다. 전주본부 직원뿐 아니라 회의를 위해 방문하는 외부 관계자들까지 더해지면서 유동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펀드파트너스가 신한금융의 전북 전략에서 사실상 첫 단추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 사업이라는 명확한 사업적 필요성이 전주 거점 구축으로 이어졌고 이후 신한금융 전체의 전북 진출로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 출범식을 열고 전북 거점 확대를 공식화했다. 현재 은행·증권·자산운용·펀드파트너스 등 계열사 합산 약 130명이 전북혁신도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300명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전북혁신도시에 국민연금공단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