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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동과 돈의 흐름 잇는다…관세청·카드사 '데이터 동맹'
박관훈 기자
2026.01.20 08:30:17
2월 MOU 체결…마약·불법도박 자금세탁 겨냥 '디지털 관세 국경' 시동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9일 11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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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관세청과 국내 카드업계가 오는 2월 '데이터 동맹'을 맺는다. 관세청이 보유한 출입국 정보와 카드사의 해외 결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대조해 마약 밀수, 보이스피싱, 불법도박 자금세탁 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관세청과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및 여신금융협회는 내달 중 각 사 대표(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외환 거래 및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로 합의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협약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초국가 범죄'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사람의 이동 정보와 금융 거래 데이터를 결합한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정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출입국 정보와 해외 결제 데이터를 교차 대조하는 시스템 구축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는 여행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카드사가 해당 고객의 실제 출국 여부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웠다. 범죄 조직들은 이를 악용해 타인 명의 카드를 소지하고 출국해 현지에서 고액을 인출하거나, 국내에 머물면서도 해외 가맹점에서 허위 결제를 일으키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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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 이후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면 관세청은 우범 여행자 정보와 실시간 출입국 기록을 카드사에 공유하고, 카드사는 이를 자사의 해외 승인 데이터와 결합해 이상 징후를 탐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출국 기록이 없는 고객 명의 카드로 캄보디아 등 우범 국가 ATM에서 고액이 인출되거나 ▲관세청이 관리 중인 블랙리스트(우범) 가맹점에서 반복 결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즉시 적발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이동과 돈의 흐름을 겹쳐보는 '디지털 관세 국경'을 구축해 범죄자금 유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관세청과 카드업계는 2월 MOU 체결 이후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데이터 공유 범위와 법적 근거, 개인정보 보호 쟁점,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방식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지난달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 질책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에게 "책갈피에 100달러짜리를 끼워 나가면 못 잡지 않느냐"며 물리적 검색 중심의 단속 한계를 강하게 질타했다.


다만 관세청은 대통령 발언 이전부터 초국가 범죄 대응을 위한 금융권과의 공조를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은 지난해 11월 '초국가 범죄 수익 해외 유출 원천 차단' 대책을 발표하며 금융정보분석원(FIU), 여신금융협회 등과 협력해 우범 정보 채널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미 마련돼 있던 정책 방향이 대통령의 공개 질책을 계기로 속도를 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세청이 자체적으로 준비하던 사업이었으나, 12월 대통령의 공개 질책 이후 추진 명분이 강력해졌고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단순 외화 유출을 넘어 마약 및 불법도박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한 범죄 차단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정부의 범죄 차단 노력이라는 대의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사실상 카드사가 이상 거래를 1차적으로 선별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구조인 만큼,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과 결제 차단 과정에서 발생할 소비자 민원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정상적인 해외 여행객의 결제가 시스템 오류나 과도한 필터링으로 거절될 경우, 비난의 화살은 관세청이 아닌 카드사 콜센터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 정보를 행정기관과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데 따른 개인정보보호 이슈도 넘어야 할 산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결국 시스템 구축 비용과 운영 책임은 카드사에 전가될 공산이 크다"며 "정부 입장에선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통제 수단이 카드 결제망이겠지만, 업계 입장에선 '또 돈 내고 욕먹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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