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조달비용률 2.5%. KB국민카드의 수익성에 다시 부담 신호가 켜졌다. 업계 평균을 웃도는 조달비용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금융 부문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향후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부채는 19조4473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조달비용은 53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자금 조달 효율성을 나타내는 조달비용률은 2.5%로 삼성카드(1.9%), 신한카드(2.3%) 등 주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조달비용률은 카드사가 회사채, 기업어음(CP), 차입금,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조달한 자금에 대해 부담하는 평균 금리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자산을 운용하더라도 이자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해 순이익과 총자산순이익률(ROA)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을 준다. 특히 카드업은 예대마진을 활용하는 은행과 달리 대부분의 영업자산을 시장성 조달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조달비용률은 곧 수익성의 핵심 지표로 통한다.
이 때문에 조달비용률이 높은 상황에서의 자산 확장은 수익성 훼손 위험을 동반한다. KB국민카드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금융은 카드론이나 리볼빙 대비 마진이 낮은 대표적인 저수익 자산으로 분류된다. 조달금리가 높을수록 사업 확대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이후 자동차금융 취급 규모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금융 취급액은 1조2907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53억원) 대비 22.3% 증가했다.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자동차금융 취급 잔액은 3조3600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5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KB국민카드는 카드사 가운데서도 자동차금융 경쟁력이 우수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우량 고객 기반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덕분에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왔다. 다만 과거 고금리 국면에서는 조달비용 부담을 이유로 해당 사업의 비중을 축소한 전례가 있다.
2023년 조달금리가 급등하자 KB국민카드는 수익성 중심의 자산운용 전략을 내세워 운용수익률이 낮은 자동차금융 비중을 줄였다. 올해 들어 다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은 당시의 기저효과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다만 현 시점의 전략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보낸다. 조달비용률이 경쟁사 대비 높은 상태에서 저수익 자산을 확대할 경우, '고비용 조달–저수익 자산'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로서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조달 안정성은 확보하고 있지만,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신한·KB·하나·우리 등 은행계 카드사의 실적이 삼성·현대 등 기업계 카드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계 카드사들이 낮은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총자산이익률(ROA)과 건전성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 차별화 국면에서 조달비용 관리는 더욱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카드업계 영업 환경은 구조적으로 비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조달금리가 실적을 좌우하는 국면에서 비용 관리에 실패하면 자산 성장은 오히려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KB국민카드는 우량 고객 기반의 자동차금융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조달비용 부담을 충분히 낮추지 못한 상태에서 저수익 자산을 확대할 경우 성장 전략이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조달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비용 효율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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