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신한캐피탈이 자동차금융(오토금융) 자산 없이 기업금융·투자금융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장기 회사채 위주의 보수적 조달 전략으로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와 신한금융그룹의 높은 신인도를 기반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되는 구조다.
15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의 외부조달 총액은 2025년 3분기 말 기준 10조3621억원으로, 이 중 회사채가 77.2%(8조7억원)를 차지한다. 유동성 리스크의 주범으로 꼽히는 단기차입(5200억원) 의존도는 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구조는 자동차금융 등 매월 안정적 현금창출원이 없는 상황에서, 자산-부채 만기 구조(ALM)를 장기차입으로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한캐피탈은 지난 2020년 10월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라 자동차금융 자산을 신한카드로 이전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캐피탈의 영업자산은 11조7739억원으로 기업금융 7조1050억원(60.3%), 투자금융 4조6454억원(39.5%) 등이 99.8%를 차지하며, 소매금융은 236억원(0.2%)에 불과하다.
통상 캐피탈사에게 자동차금융은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한다. 경기 변동에 둔감하고 소액 다수로 분산돼 있어 매달 안정적인 현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은 건당 금액이 크고 만기가 긴 데다, 조기 상환이나 연체 등 자금 회수 시점의 불확실성이 크다. 이에 신한캐피탈은 장기차입 위주의 보수적 조달로 현금흐름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자산이 없다는 것은 유사시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한 대체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라며 "신한캐피탈이 단기차입을 자제하고 회사채 중심의 보수적인 조달 전략을 고집하는 이유도 이러한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특성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이러한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4분기 들어 시장금리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신규 발행 금리는 과거 만기 도래 채권 금리보다 낮아 소위 '차환 효과'가 본격화되는 구간이다. 실제 신한캐피탈의 조달비용률은 2024년 3분기 누적 3.8%에서 2025년 3분기 누적 3.7%로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시장금리 반등에도 불구하고 차환 대상 채권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당분간 조달비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높은 투자금융 비중과 부동산 PF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요주의 이하여신 자산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7.0%, 2.0%로 경쟁사 평균 5.7%, 1.5%보다 높다. 특히 부동산 PF 브릿지론의 54%가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분류돼 건전성 관리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된다.
이에 신한캐피탈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 말 2조8618억원이던 부동산 PF(본PF·브릿지론 합산) 규모는 2025년 9월 말 1조6520억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은 1조5288억원에서 4356억원으로 줄이고, 서울·수도권 선순위 본P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질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유동성 부담은 그룹의 지원으로 방어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캐피탈이 발행한 총 3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중 2500억원을 직접 인수하고 6904억원을 대여했으며, 신한은행도 1400억원 대여금과 400억원 한도의 대출 약정을 제공하며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은 소매금융(자동차금융)이라는 안전판을 떼어낸 대신 투자금융의 고수익을 택한 케이스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그룹 신인도에 기반한 탁월한 장기 조달 능력과 선제적인 부실 자산 정리가 맞물리며 올해는 수익성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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