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2025년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시장에서 법무법인 율촌이 외형은 성장했지만 시장 회복 국면 속에 경쟁사 대비 성장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소 아쉬운 실적으로 한때 어깨를 나란히 하던 세종·태평양과의 격차도 오히려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율촌은 지난해 M&A 자문 총괄하는 기업법무·금융 그룹 대표에 박재현·신영수 변호사를 새롭게 선임하며 세대교체 나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임자인 윤희웅 전 대표 변호사를 따라 주력 선수들이 잇달아 이탈해 그 여파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19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M&A 법률자문 부문에서 율촌은 자문금액 14조7743억원을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다. 전년대비(11조4132억원) 29%가량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딜 완료(잔금납입)를 기준으로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하우스 수로 나눠 반영했다.
실적 증가 배경으로는 한화그룹 관련 대형 거래를 다수 수임한 영향이 꼽힌다. 실제 율촌은 지난해 김동관·김동원·김동선 형제의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1조1055억원), 한화솔루션의 한화휴처프루프 지분 매각(1조140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 인수(1조3000억원) 등 굵직한 거래에서 자문을 맡았다.
율촌은 과거 김능환 전 대법관(현 율촌 고문 변호사)을 영입한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이례적인 파기환송을 이끌어내며 끝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 거의 확정적이던 김승연 회장의 구속 수감 위기를 사실상 율촌이 뒤엎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한화그룹의 주요 법률자문은 율촌으로 쏠리기 시작했으며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특별한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시장 전반이 회복세에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율촌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경쟁사인 세종과 태평양은 지난해 각각 25조3716억원, 23조6374억원의 자문실적을 기록하며 20조원 고지를 넘겼다. 특히 태평양은 2024년 10조원 안팎의 실적에 그쳤지만 1년 만에 두 배 이상 자문 규모를 늘리며 율촌을 크게 앞질렀다.
율촌은 지난해 M&A와 기업공개(IPO) 등을 총괄하는 기업법무·금융 대표에 박재현·신영수 변호사를 선임하며 세대교체를 이뤘다. 박 변호사는 2004년 율촌에 합류해 M&A, 워크아웃, 사모펀드(PEF) 바이아웃 등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내부에서 차세대 리더로 평가된다. 신 변호사의 경우 보험과 신탁, 금융 분야 전문가로 금융회사 M&A와 부동산 프로젝트판이낸싱(PF)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율촌은 그간 M&A 자문을 총괄하던 윤희웅 전 대표 변호사가 화우로 적을 옮기면서 박재현·신영수 투톱 체제를 야심차게 구축했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율촌의 체제 전환 과정에서 인력 이탈이 겹치며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윤희웅 변호사를 따라 이진국·윤소연·박형준 등 율촌의 M&A 핵심 인력들이 잇달아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이진국 변호사는 박재현 대표와 함께 율촌 M&A 자문의 양 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 대표가 대외 마케팅에 강점을 가졌다면 이 변호사는 고난도 실무를 총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희웅 변호사와 함께 율촌의 자문 역량을 끌어올렸던 인력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딜소싱 등의 영역에서 공백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화우는 윤희웅 변호사를 중심으로 M&A 자문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보강하며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윤 변호사를 비롯해 이진국·윤소연 변호사, 세종 출신 류명현 변호사, LAB파트너스 출신 김영주 변호사 등을 연이어 영입했다.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기준 2025년 화우의 자문 실적은 6조3879억원으로, 전년(1조8276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거래로는 아워홈 매각(8675억원), SI플렉스 매각(4300억원), 셀트리온홀딩스 전환사채(CB) 발행(5000억원)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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