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롯데지주 출신' 김동하·정호석 호텔롯데 대표이사가 수익성 개선 및 자산경량화 작업에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면서 롯데그룹의 인사 칼날을 피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가 그동안 추진해온 '자산재배치' 전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대책을 주도한 노준형 전 경영혁신실장도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은 이달 26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3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통·건설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20명을 내정하는 골자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부회장단 4명이 모두 퇴진하고 유통부문 대표이사가 전원 교체되는 등 대규모 재편이 이뤄졌다. 이에 롯데가 그동안 강조해온 성과주의에 기반한 신상필벌 원칙도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텔롯데의 수뇌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임원인사를 통해 호텔롯데 내 3개 사업부(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내부 승진이 이뤄진 롯데월드(권오상 대표이사) 외에 면세점과 호텔부문은 모두 롯데지주에서 구원투수가 파견됐다. 김동하 전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과 정호석 사업지원실장이 각각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의 대표로 임명됐다.
호텔롯데에 이번 인사 칼날이 빗겨간 이유는 고강도 비용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작업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호텔롯데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연결기준)은 3조3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 1613억원으로 흑자전환(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285억원)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면세사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나아가 호텔롯데의 자산경량화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PE)에게 롯데렌탈 지분 56.2%(매각대금 9790억원)을 매각한 데 이어 이달 25일 롯데리츠에 롯데호텔 L7 홍대점의 토지 및 건물을 2650억원에 넘기기도 했다. 이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재무 안정성 확보와 시장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룬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L7 홍대의 롯데리츠 매각에 대해 "운영권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자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자산경량화 전략의 일환으로 재무 안정성 확보와 운영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주도의 자산경량화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유형자산 12조2676억원, 투자부동산 1조2638억원 등 다수의 알짜 자산을 보유한 핵심 계열사다. 결국 롯데지주 출신의 김동하·정호석 대표가 호텔롯데로 급파된 이유도 노준형 전 경영혁신실장(現 롯데지주 사장)을 도와 ▲저수익 자산 매각 ▲우량 자산유동화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돕기 위해서라는 업계 중론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호텔롯데의 자산경량화 작업은 더욱 속도가 날 전망이다. 특히 우량자산들을 국내 계열사에 매각하는 방식의 자산재배치 전략 역시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노준형 전 경영혁신실장이 롯데지주 사장으로 내정되면서 그룹 전반의 전략과 기획을 총괄하게 됐다는 점도 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해석된다.
특히 그간 언급됐던 호텔롯데의 역할도 명확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앞서 업계에서는 롯데가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낮춰 한국에 퍼져있는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알짜 자산을 국내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김동하, 정호석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되면서 호텔롯데 주도의 자산경량화 작업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호텔롯데의 자산경량화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는 물론 지배구조의 재편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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