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6'에는 올해 화두인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피지컬 AI'뿐 아니라 기술과 일상을 낯선 방식으로 결합한 시도들도 곳곳에서 엿보였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중의학(TCM)을 접목한 스마트워치, 그림이나 문구를 담을 수 있는 LED 가방, 가상현실(VR) 속에서 걷고 뛸 수 있는 장비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콩에 본사를 둔 데이튼 인더스트리얼의 헬스케어 웨어러블 플랫폼인 '링크투케어'는 중국에서 유래된 중의학과 서양 의학을 결합한 스마트워치 '워치투케어 바이탈'을 선보였다. 이를 착용하면 심박수와 수면, 혈중 산소 포화도 등 38가지 생체 지표를 AI로 분석한 후, 중의학에서 부르는 '오장(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 개념에 기반해 18개 건강 지표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이렇게 파악한 건강 정보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에서는 하루 동안 수집된 데이터를 종합한 점수와 함께 오장별 상태가 수치로 각각 표시되며, 장기별 세부 항목을 누르면 혈액 점도와 호흡 리듬, 자율신경 흥분도, 심박 변이성 등 연관 지표가 함께 제공된다. 상태에 따라 색상으로 위험도를 구분해 직관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링크투케어 관계자는 "서양 의학 데이터에 중의학적 해석을 더한 스마트워치를 구현해낸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현장에서 보여준 앱 화면에는 하루 단위로 생성된 'TCM 리포트'와 전날 대비 건강 상태 개선 여부가 표시됐다. 점수가 낮은 항목에 대해서는 식습관 조정이나 수면 패턴 개선, 지압·마사지 등 관리 방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형형색색 LED로 그림과 문구를 표현할 수 있는 가방을 선보인 패션테크 업체 사이버웨어 부스도 쉽게 지나치기 어려웠다. 가방 전면에 장착된 LED 패널에는 애니메이션 이미지부터 로고와 사진까지 자유롭게 띄울 수 있으며, 전용 앱으로 디자인도 실시간 변경 가능하다. LED 전원은 가방 내부에 장착된 배터리로 공급되며, 밝기도 충분했다. 방수 기능을 갖춘 실용성도 돋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가방뿐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와 안경 등 다양한 형태의 LED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며 "어두운 환경에서도 시인성이 높아 안전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 버툭스의 가상현실(VR) 트레드밀 '옴니원'도 이색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원형 플랫폼 위에 올라 전용 신발과 허리 고정 장치를 착용한 뒤 VR 헤드셋을 쓰면 제자리에서 360도 전 방향으로 걷거나 달릴 수 있는 제품이다. 본체 가격만 3500달러(약 515만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지만 현실의 신체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해 몰입감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층이 탄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VR 헤드셋을 쓴 채 옴니원 위를 걷고 방향을 전환하며 게임을 즐기는 시연이 진행됐는데, 연결된 TV로 사용자의 실제 발검음과 몸짓이 실시간 반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기반 증강현실(AR) 글래스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로키드, TCL의 레이네오, 엑스리얼 등 다수 업체들은 과거처럼 제품의 성능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관람객이 직접 써보게 하는 체험 중심 전시를 택했다. 오디오·카메라 중심의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인 기업들도 기기 착용을 적극 권유하는 모습이었다. 심천 스마트 케어 테크놀로지는 자사 브랜드 '팬시뷰'의 신규 스마트 글래스 'V2'를 이번에 처음 선보이면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CES 현장에는 한국 스타트업도 다수 참여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니어 헬스케어 기업 레벤그리다(한국문화다양성연구원)는 고령층 대상 인지 검사 솔루션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명관 레벤그리다 연구원은 "현재 '아이워즈'라는 회상 동화 앱과 '브레인업'이라는 인지 검사 앱을 통합 중"이라며 "1년 내로 시장에 완성된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신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도 있었다. 수처리 스타트업 투엔은 초소수성 멤브레인 디스틸레이션(MD)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수·폐수 정화 솔루션을 소개했다. 기존 역삼투압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미세플라스틱까지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갖첬다. 김재훈 투엔 대표는 "그동안 산업용 B2B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처리 기술을 검증해왔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가정용 담수화·정수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정수 장비 핵심인 필터를 투엔이 제작, 나머지 외형은 삼성전자가 완성하는 방식이다. 우선 국내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향후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