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며 국고채 금리가 뛰자,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던 기업들이 조달 규모를 조정하는 분위기다. 회사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조달 부담이 한층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던 주요 기업들은 발행 규모를 잇따라 축소했다. KT는 당초 1500억원 조달을 계획했으나 1200억원으로 낮췄고, HDC도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절반을 줄였다. SK온 역시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려고 검토했으나 1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이 발행 규모를 줄이는 배경에는 국고채 금리 급등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자리한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체감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8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872%를 기록했다. 최근 최고점(2.944%)에 비해서는 진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8월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47.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데는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꼽힌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과열 우려가 제기되면서 신중론이 우세해졌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폭과 시점은 향후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면서 당분간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국고채는 시장금리의 기준선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 오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금리통계에 따르면 AA-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8월 말 2.90% 수준에서 이달 18일 기준 3.31%로 41bp 가량 올랐다.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금액을 조달하더라도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에 발행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조달 비용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수급은 기관 별 전략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한 채권 운용역은 "운용사와 보험사의 경우 통상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 전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금리 매력이 발생했다고 판단해 꾸준한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며 "반면 딜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관은 연말 시장 상황과 모멘텀을 고려해 진입 시점과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27일 진행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인하 기조라는 문구가 삭제된다면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진지하게 반영돼 최대 3.2%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권업계의 시선이 통화정책방향 회의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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