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대신자산신탁이 연초에 늘려놓은 차입금 한도를 채워나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가 신탁사로 전이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업계 후발주자인 대신자산신탁은 차입형신탁을 조금씩 늘리는 추세라 꾸준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28일 대신자산신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단기차입금을 930억원까지 늘렸다. 연초 620억원 수준의 차입금이 존재했으나, 3개월 만에 50%(310억원)를 늘렸다.
당시에는 차입금 한도만 늘렸었는데 실제 차입금도 이에 맞춰 늘리고 있는 셈이다. 차입금한도는 올해 2월 28일 1500억원까지 늘렸다. 이는 대신자산신탁의 자기자본 1674억원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신자산신탁은 이번 차입을 통해 차입한도 1500억원 중 930억원을 이미 끌어썼다. 남은 여유분은 470억 밖에 되지 않는다.
단기차입금의 증가 배경은 다양하게 있으나 신탁사는 주로 토지신탁 사업장의 자금수혈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의 경우는 건설사의 도산으로 인한 자체계정의 자금이 투입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도 전반적인 비용 상승의 이유로 자금수요가 커지고 있다.
다만 대신자산신탁에 따르면 현재 45곳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이 있지만 평택 이충동 및 이천 부발 사업장을 제외하면 자금의 투입 가능성이 크지 않다. 나머지 사업장도 전반적으로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할 리스크는 낮을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차입형 신탁 사업장의 자금 수혈과 영업용순자본 비율의 방어를 위한 선제적인 자금확보로 풀이된다.
최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신탁업계 전반적으로 하향세다. 대신자산신탁 역시 1분기 NCR은 704%로 지난해 말 851% 대비 147%p(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타 신탁사들 대비 여전히 우량한 편이다. 대신자산신탁은 1분기 영업용순자본 830억원, 총위험액 117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영업용순자본이 줄어들어 NCR비율이 떨어졌으나 총위험액은 120억원에서 되레 3억원을 줄였다. 금융당국이 경영개선조치에 나서는 기준점인 영업용순자본비율 150%보다는 충분히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신자산신탁의 이번 차입금 증가 결정은 긴급자금 수혈보다는 다양한 사업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선제적 자금확보 용도로 해석된다. 대신자산신탁이 최근 부동산 경기를 감안해 토지신탁 사업장을 급속도로 늘리지는 않지만 여전히 선별수주를 통해 조금씩 외형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건설사와 맞물려 리스크가 커진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보다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더욱 늘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초 대신자산신탁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316억원, 사업장은 3곳에 불과했지만 연말 기준 수탁고는 977억원, 사업장은 7곳으로 늘었다. 이어 올해 1분기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탁고는 1087억원, 사업장은 8곳으로 1곳을 더 늘렸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탁고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이번 차입금 증가 배경에 대해 "선제적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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