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인사권을 통해 조직 재편에 나서기보다는 현 체제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우리금융지주와 사전에 인사 방향을 조율하던 '사전합의제'를 폐지한 후 처음 실시된 이번 인사에서도 최소한의 변동에 그친 배경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업 연속성을 우선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연말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 10명 가운데 8명을 연임시키고 2명만 교체하는 내용의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부행장단 규모를 23명에서 18명으로 줄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인사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핀셋 조정' 성격이 강하다.
이번 인사로 류형진 글로벌그룹 부행장과 조병열 HR그룹 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글로벌그룹장에는 우리금융지주 성장지원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는 전현기 부행장이 신규 선임돼 겸직 체제로 운영된다. HR그룹장에는 개인그룹을 맡아온 박종인 부행장이 전보됐으며, 박 부행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개인그룹은 이해광 디지털영업그룹 부행장이 한시적으로 겸직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영업그룹은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 중이어서 당분간 겸직 형태가 유지될 예정이며, 부행장 정원 자체는 줄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가 새로운 리더십 구축이나 체제 개편보다는 기존 구조의 연속성을 택한 결정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전합의제 폐지 이전 단행됐던 인사가 임종룡 회장의 영향력이 크게 반영된 '임 회장 라인업'이었던 만큼, 정 행장이 독자적인 색채를 드러내기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임 회장의 인사 기조가 정 행장 2기 체제에서도 이어지는 셈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사전합의제가 폐지된 후 첫 임원 인사라는 점에서 정 행장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였다. 정 행장이 취임 후 1년 동안 우리은행 살림을 챙기며 최고경영자(CEO)로서 업무를 수행한 뒤 2년차를 맞게 될 내년을 위한 밑그림 작업 차원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결국 임 회장의 연임 논의가 변수로 작용한 모양새다. 정 행장이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돼 임 회장과 함께 회추위 일정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임 회장을 앞두고 조직 재편에 나서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임 회장 체제에서 우리은행장이 세 차례 교체됐던 만큼, 추가적인 인사 변동이 발생할 경우 조직 내 피로감과 외부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올해는 사업 연속성을 위해 임원 인사를 최소화했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전략 실행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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