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이사(CEO)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로 인한 충당금 부담 속에서도 부실자산 정리와 펀더멘털 강화에 집중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임기 동안 부실자산 규모를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KB금융그룹 내 유일한 여성 CEO로서 상징적 의미를 남기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지점장, 인재개발부장, 지역본부장을 거쳐 2021년 KB금융지주 준법감시인(전무)을 지냈다. 지난해 1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첫 인선에서 KB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서 대표 취임 당시 KB저축은행은 PF 부실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상태였다. 2023년 일반기업회계기준(GAAP) 충당금 전입액은 1384억원으로 전년(387억원) 대비 25.6% 증가했다. 연간 순손실 규모는 936억원에 달했다.
이에 서 대표는 지난 2년간 부실자산 정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는 3565억원으로, 2023년 말 7063억원 대비 49.6% 줄었다. 지난해 말 4426억원으로 감소한 뒤, 올해 상반기에만 900억원을 추가 정리하며 규모와 비중을 모두 줄였다.
특히 부동산 대출 가운데 PF 잔액은 2023년 말 233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77억원으로 감소했다. 서 대표 임기 중 KB저축은행 부동산 PF 잔액을 3분의 2를 정리한 셈이다. 전체 NPL은 같은 기간 14.1% 감소한 2090억원을 나타냈다.
서 대표는 부동산 대출 정리를 위해 자체 경공매와 저축은행중앙회 공동펀드 참여 등 다각적인 방법을 활용했다. 지난해 매각 채권은 648억원으로 전년(180억원) 대비 3.6배 증가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도 PF 공동펀드 참여를 통해 정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건전성 지표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KB저축은행 연체율은 2023년말 10.11%에서 지난해말 9.82% 수준으로 내렸다. 이어 올해 상반기말에는 8.78%로 전년말 대비 1.04%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올해 연간 실적이 완전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 지난해 KB저축은행은 국제회계기준(IFRS) 114억원 순손실, GAAP 기준 123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완전한 흑자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올해 3분기 IFRS 누적 순손실도 2억5000만원으로, 전년동기 7000만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충당금 전입액이 4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올해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낸 KB금융 계열사의 경우 CEO의 연임 기조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KB저축은행 CEO 인사 추이를 보면 최장 4년까지 연임한 사례도 있다. 김영만 전 대표와 신홍섭 전 대표가 각각 3년과 4년의 임기를 지냈다. 양종희 회장의 임기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데다, 서 대표가 양 회장 체제에서 선임됐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다.
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KB저축은행 내부적으로 의미가 크다. 첫 여성 CEO로서 PF 부실 정리의 마지막 단계를 이끌고 경영 정상화를 완수하며, KB금융 내 여성 리더십의 상징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CEO가 임기 중 호실적을 냈더라도 회장 교체 시기에는 교체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과거보다 계열사 CEO들이 1년 추가 임기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조만간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서 대표를 포함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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