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심삼일(作心三日)은 본래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이 고사성어를 '작심삼일도 300번 하면 3년'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사흘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을 되새기면서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초점을 맞췄다. 증권사 신임 CEO의 '작심일년'을 들여다보려는 것 역시 긍정적인 해석과 결을 같이한다. 신임 CEO가 처음 세운 경영목표를 지난 1년 동안 추구한 결과를 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다음 1년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예측해 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내실경영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악화된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았다. 그런만큼 올해 경영목표는 흑자 유지와 함께 연체율 등 지표 안정화가 과제로 지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계 1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3분기의 경우 누적 기준 233억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KB저축은행은 2022년 129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2023년에는 936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고금리로 업황이 어려워진데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급격히 높아지면서다. 2023년 KB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액 규모는 1388억원으로 업무이익 40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서 대표는 비용절감과 충당금 축소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비용은 1671억원으로 전년 동기 2117억원 대비 21.1% 감소했다. 반면 영업수익(1821억원)은 이자 및 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출채권 처분이익 영향으로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충당금 적립액 축소를 위해 부실여신도 정리하고 있다. 각각 4769억원, 2516억원에 달했던 부동산업과 부동산 PF대출 관련 신용공여를 1년 만에 2893억원, 1421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KB저축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2조4777억원에서 2조2081억원으로 8.0%로 감소했다.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금리 예금도 줄이고 있다. 이 결과 KB저축은행의 예수부채이자는 지난해 3분기 누계 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861억원 대비 2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예금규모는 2조7248억원에서 2조1880억원으로 19.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건전성 개선은 시급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체율은 8.87%로 전년 동기 4.26%에서 4.61%p 늘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역시 4.16%에서 11.39%로 치솟았다.
KB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에 대한 대내외적 진단도 우려섞인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9월 KB저축은행의 첫 신용등급을 'A'로 부여하면서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높은 가계대출 연체율로 인한 대손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KB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3분기 누계 1550억원으로 전년 1308억원에서 18.5% 늘었다. 충당금 적립률이 20~30%에 달하는 고정이하분류여신이 1030억원에서 2514억원으로 급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기업금융에서는 부동산 업종 관련 대출에서 부실 규모가 커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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