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지배구조와 사업 재편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주력 금융 계열사의 탄탄한 수익 기반이 돋보이지만, 이면에는 오너 일가의 자금 조달 이슈와 제조업 부문의 실적 악화라는 과제가 공존한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2세의 지배력 현황을 시작으로 고배당 정책의 배경, 금융 인프라 사업의 경쟁력, 비금융 제조 부문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니이스홀딩스가 중장기 고배당 정책 등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에 부응하는 주주친화 전략이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원우 사장 등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과 경영권 방어를 위한 셈법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이스홀딩스는 최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적용될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핵심 내용은 ▲매년 주당 배당금(DPS) 10% 이상 인상 ▲자회사로부터 유입되는 연차 배당금의 60% 이상을 주주에 환원하는 것이다.
이는 2023년 11월 발표한 '3개년(2023~2025년) 주주환원 정책'의 고배당 기조를 연장한 조치다. 당시 나이스홀딩스는 3년간 매년 10% 이상 배당금 확대, 자회사 배당 유입액의 60% 이상 환원, 매년 발행주식의 1% 이상 자사주 소각 등을 약속했고, 실제로 이를 이행해 왔다.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이스홀딩스는 2020년부터 2025년 11월까지 누적 459억원(약 313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이 중 117억원어치를 소각했다. 올해 1월에는 약 40억원(33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는 구조는 주당가치 제고와 주가 방어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나이스홀딩스의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이번 고배당 정책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결국 나이스그룹의 오너 일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김원우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나이스홀딩스 지분율은 51.86%다. 지분 구조상 배당이 늘어날수록 전체 배당금의 절반 이상이 오너 일가에 귀속된다.
실제로 주당 배당금이 꾸준히 상향되면서, 2020년 50억원대 수준이던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연간 배당 수취액(추산)은 2024년 90억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5년 새 오너 일가로 흘러 들어간 현금 규모가 두 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기존 3개년 정책 기간 동안에도 배당 확대가 오너 일가의 현금 유입 증가로 이어졌던 만큼, 이번 연장 정책 역시 유사한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고배당 정책의 배경으로 오너 일가의 자금 수요를 거론한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를 약 11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연부연납 방식이 적용된 만큼 수년에 걸쳐 매년 수백억원 안팎의 세금 납부 부담이 발생하는 구조다.
여기에 오너 2세인 김원우 사장 측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의 90% 이상을 증권사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상속세 분할 납부에 따른 현금 유출과 주식담보대출 이자 비용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 수입은 중요한 재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 일가의 연간 배당 수취액(2024년 기준 약 90억원)을 감안하면, 배당금만으로는 상속세 전체를 단기간에 충당하기는 어렵지만, 연부연납 구조에서는 이자 비용 및 연간 납부 재원의 일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매년 10% 이상 늘어나는 나이스홀딩스의 배당금은 오너 일가의 세금 납부와 대출 이자 상환을 위한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주가 역시 중요한 변수다.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담보 요구나 반대매매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가의 하방을 일정 부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담보가치 유지와 경영권 안정 측면과도 맞물릴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나이스그룹의 이번 밸류업 정책은 주가 하락을 방어해 오너 일가의 담보 가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거액의 배당을 통해 상속세와 이자 비용을 충당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주주친화 기조가 오너의 경영권 방어 및 자금 조달 니즈와 정확히 맞물려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이스홀딩스의 주주환원율 제고는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결정이지만, 그 출발점에는 오너 일가의 승계와 자금 조달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맞닿아 있다"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자회사 배당에 의존하는 지주사 특성상, 향후 고배당 기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핵심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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