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다산소사(多産少死)'의 구조적 한계를 깨기 위해 금융당국이 강력한 메스를 꺼내 들었다. 금융위원회의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관리·퇴출 기준이 본격 적용된다. 그간 '동전주'로 불리며 시장에 잔존해 온 기업들 상당수가 구조조정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퇴출 사정권에 든 기업들이 처한 재무적 결함과 사업적 한계를 정밀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무려 4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동전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씨엔플러스'가 주가 관리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당국이 저가주에 대한 상장 유지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관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 등 단계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어,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단기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해 추진한 액면병합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자사주 매입 등 대안이 거론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 여력을 감안할 때 실질적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엔플러스는 지난해 잠정 기준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이는 영업손익 기준의 개선으로, 금융비용을 반영한 최종 손익과는 괴리가 있다. 같은 기간 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폭은 14% 확대됐다. 아직 결산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연간 확정 수치는 확인되지 않지만, 3분기 말 기준 누적 이자비용은 약 20억원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수익성을 잠식하고 있는 구조다.
생활가전용 커넥터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씨엔플러스는 잦은 최대주주 변경으로 사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5년 10월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2019년 10월까지 총 10차례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 기간 실적 역시 안정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11개 사업연도 중 3개 사업연도(2022·2023·2025년)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전환점은 인스앤코(옛 인스엘이이디)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다. 2019년 10월 4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20년 풍력발전기업 피케이풍력 지분 100%를 인수하며 EPC(설계·조달·시공)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고 2021년 들어서는 교육용 스마트 단말기 등 ICT 교육 플랫폼 사업도 추가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 확대를 시도했지만, 차입 확대와 금융비용 증가라는 부담도 동시에 안게 됐다.
최근 영업손익 기준 흑자 전환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이자 부담이 지속되면서 순손실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손금 역시 최대주주 변경 전(2019년 3분기 272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2025년 3분기 기준 결손금은 417억원이다. 누적 결손금이 늘어나는 구조에서는 자본 확충이나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제는 규제 환경 변화다. 금융당국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기업에 대한 상장 유지 요건을 신설하고, 시가총액 미달 기준을 200억원으로 상향할 예정이다. 해당 요건은 즉시 상장폐지로 직결되기보다는 일정 기간 개선 기회를 부여하는 구조지만, 주가와 시가총액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은 현실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 기준 씨엔플러스 주가는 275원, 시가총액은 187억원이다. 시가총액 기준 200억원까지는 약 7% 안팎의 추가 상승이 필요하지만, 주가 1000원 요건까지는 격차가 상당하다. 2022년 4월 거래 재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1000원을 넘지 못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액면가를 100원에서 500원으로 높이는 액면병합 안건을 상정했으나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실질 가치 개선 없이 형식적 주가 조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와 유동성 감소 가능성이 반대표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최대주주인 인스앤코의 지분율(약 26%)을 감안할 때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주주들의 반대가 변수로 작용한 모양새다.
차선책으로 자사주 매입이 거론되지만 재무 여력이 관건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41억원 수준이다. 단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에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달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30%의 할인율을 제시하면서까지 흥행을 도모했다.
전환사채(CB) 만기 상환 부담도 변수다. 7·8회차 CB의 만기일은 올해 5월 17일이다. 2022년 발행 당시 만기일은 2025년 9월로 설정됐지만 네 차례에 걸쳐 만기일을 8개월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표면·만기이자율은 5%에서 8%로 상향돼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
현재 주가(275원)가 전환가액(499원)보다 크게 낮아 당장 전환권 행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만약 주가 상승으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상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유상증자 이후 총발행주식수의 약 28%에 달하는 물량이 잠재적으로 출회될 수 있어 오버행 부담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실적 개선의 초기 신호와 재무적 부담, 규제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씨엔플러스는 사업 정상화와 주가 요건 충족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시장에서는 단기적 수단으로 액면병합 재추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안정적 영업현금흐름 확보가 선행돼야 주가 반등이 지속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딜사이트는 씨엔플러스 측에 다시 한번 액면병합을 시도할 계획이 있는지 등 주가 반등을 위한 계획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씨엔플러스 IR 관계자는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다른 담당자들도 모두 똑같이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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