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지배구조와 사업 재편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주력 금융 계열사의 탄탄한 수익 기반이 돋보이지만, 이면에는 오너 일가의 자금 조달 이슈와 제조업 부문의 실적 악화라는 과제가 공존한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2세의 지배력 현황을 시작으로 고배당 정책의 배경, 금융 인프라 사업의 경쟁력, 비금융 제조 부문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나이스그룹의 핵심 동력인 주력 금융 계열사들이 경기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이어가고 있다. 여신 부실에 직접 노출되는 전통 금융업과 달리 신용정보·결제망 등 금융 거래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확보하는 사업 구조가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오너 2세 체제의 지배력 유지에도 간접적인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이스그룹의 수익 기반은 이른바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대출을 실행하고 금리 차익을 얻는 방식이 아니라 신용평가, 가맹점 결제망(VAN), 전자지급결제(PG), 현금물류 등 금융 생태계 전반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고 건당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다. 금융 거래량이 유지되는 한 매출 기반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나이스평가정보는 4920만명의 개인신용정보와 1100만개의 기업정보를 보유한 국내 대표 신용정보(CB) 사업자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국내 카드 결제(VAN) 시장 점유율 42.6%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법적 독점 사업자는 아니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과점적 시장 구조 속에서 사실상 금융 거래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누적 별도 기준으로 나이스평가정보는 매출 3510억원, 영업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 나이스정보통신도 매출 2323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을 올렸다.
온라인 결제 중심의 나이스페이먼츠(매출 5387억원·영업이익 58억원)와 KIS정보통신(매출 3241억원·영업이익 94억원) 등 지급결제 계열사들도 외형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나이스그룹의 금융·인프라 계열사들은 막대한 실적을 거둬들이며 그룹 전체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비상장 계열사들의 실적도 견조하다. ATM 관리 및 무인주차장 운영을 담당하는 NICE인프라는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 2402억원, 영업이익 193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155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현금물류 사업을 영위하는 나이스씨엠에스도 매출 548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매출 403억원·영업이익 144억원)와 나이스신용정보(매출 564억원·영업이익 21억원) 역시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신용평가-CB-채권관리로 이어지는 신용정보 밸류체인이 그룹 내부에 수직계열화돼 있다는 점도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계열사 실적은 지주사인 나이스홀딩스의 재무 구조로 직결된다. 2024년 별도 기준 매출 664억원 가운데 자회사 배당금 수익이 420억원으로 63%를 차지했다. IT용역수수료 156억원(23%), 'NICE' 상표권 사용에 따른 브랜드수수료 46억원(7%) 등도 계열사에서 유입된 자금이다. 지주사 매출의 대부분이 자회사 현금흐름에 기반하고 있는 구조로, 이는 안정적인 동시에 자회사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계열사들이 창출한 이익은 지주사의 배당 재원으로 활용되고, 이는 다시 오너 일가의 배당 수령으로 이어진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반복적 현금흐름 구조가 오너 2세 체제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이나 주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간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금융 계열사들이 창출하는 안정적인 캐시플로우가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방어해 주는 셈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선 카드 수수료 정책 변화, 데이터 경쟁 심화, 신용평가 규제 강화 등 제도 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 구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나이스그룹 금융 계열사들은 리스크를 직접 떠안지 않으면서도 금융 생태계가 돌아가는 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일종의 '통행세' 모델을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의 안정성이야말로 오너 2세 체제가 대규모 자금 조달 압박을 버텨내고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안전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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