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캔버스엔'의 인수·합병(M&A)이 또다시 무산된 가운데 무산 요인을 놓고 빗썸 창업주 김대식 씨 측의 전략 패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시장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 주식을 먼저 매입했음에도 이후 예정됐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투자 자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인수 전략이 사실상 좌초됐다는 분석이다. 김 씨 측은 앞서 캔버스엔뿐만 아니라 다른 상장사 인수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대식 씨 측이 주도한 캔버스엔 인수가 최근 불발됐다. 김 씨가 100% 출자한 디에스체인은 100억원 규모의 캔버스엔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었지만 주금 납입에 실패했다. 김 씨는 지난 6일 경영지배인 자리에서도 해임됐다.
디에스체인은 100억원 규모의 6회차 전환사채(CB) 인수도 추진했지만 대금 납입을 하지 못했다. 김 씨 측 재무적투자자(FI)인 품에자산운용도 캔버스엔 유증 참여와 7회차 CB에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유상증자와 CB 투자를 모두 포함할 경우 김 씨 측이 캔버스엔 경영권 확보와 유동성 공급을 위해 투입하려 했던 자금 규모는 최소 300억원 안팎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김 씨는 복수의 투자 세력과 합심해 캔버스엔 인수에 나섰지만 결국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닥 M&A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과거 여러 상장사 인수전에 참여했던 투자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를 필두로 한 투자 그룹은 인수 초기 시장에서 제기됐던 단기간 납입 능력에 대한 우려를 끝내 해소하지 못하며 자금 조달 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주가를 고려해도 무리한 인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씨 측 FI인 품에자산운용은 지난 1월 캔버스엔 주식을 주당 4872원에 인수했다. 품에자산운용은 지난 1월 22일 나노캠텍이 디비투자조합을 통해 소유하고 있던 캔버스엔 주식 81만579주를 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계약 전날 종가(1732원)와 비교해 3배 가까운 가격에 인수한 것이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거래로 해석되지만 이후 추가 투자 자금 마련에 실패하면서 해당 가격 부담이 오히려 인수 전략의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씨 측은 보다 저렴하게 캔버스엔 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던 유상증자와 CB 투자에는 실패했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1311원, 6·7회차 CB 전환가액은 1767원 수준이었다. 유상증자와 CB 투자까지 마무리할 경우 평균 인수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지만 자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체 인수 전략은 결국 무산됐다.
김 씨는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M&A도 추진했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대식 씨가 다른 상장사인 코퍼스코리아와 캐리 M&A에도 참여했지만 딜 클로징에 실패하고 결국 발을 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캔버스엔 M&A는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 1월 캔버스엔 명목상 최대주주는 원정인프라홀딩스로 교체됐지만 아직 이사회 장악을 하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사회 재편을 위해서는 정관상 일정 규모 이상의 캔버스엔 주식을 확보해야 하는데, 원정인프라홀딩스의 경우 디비투자조합을 통한 간접 출자 형태로 지분을 확보한 구조여서 직접 보유 지분이 제한적인 상태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 지위와 달리 실제 이사회 장악에는 제약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원정인프라홀딩스 측은 캔버스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적인 지분을 확보할 경우 이사회 장악을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정기주총 전 유증 납입 여부가 캔버스엔 경영권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캔버스엔 관계자는 "원활한 자금 조달로 M&A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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