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캔버스엔'이 추진하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가 결국 교체됐다. 당초 빗썸 창업주 김대식 씨 측이 참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납입이 최종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대주주 변경 계획은 무산됐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 중인 캔버스엔 M&A(인수·합병)는 잦은 투자자 변경과 납입 불확실성이 반복되며 어느 한쪽이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캔버스엔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를 기존 디에스체인 외 1인에서 에스지미래비전2호 외 1인으로 변경했다.
앞서 디에스체인은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다. 총 유증 규모는 140억원으로, 디에스체인이 100억원을 책임지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고, 품에자산운용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여기에 디에스체인은 100억원 규모의 제6회차 전환사채(CB)에도 투자해 총 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디에스체인의 최대 출자자는 썸 창업주인 김대식 씨(100%)로, 사실상 김 씨 측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돼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200억원을 동원할 수 있는 실질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업계에 따르면 김 씨 측은 최근 빗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을 부담 요인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공시상 구체적인 납입 불이행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투자금 납입이 완료되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 계획의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실제 상황으로 이어진 셈이다.
변경된 유증 대상자는 에스지미래비전2호 및 3호다. 에스지미래비전2호의 최대 출자자는 원재석 씨(60%), 3호의 최대 출자자는 나노캠텍(99.99%)이다. 원 씨는 나노캠텍 자회사 한일오닉스 대표를 맡고 있다. 결국 새 유증 대상자는 모두 나노캠텍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구조다.
현재 나노캠텍이 캔버스엔 매각을 추진해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상자 변경은 유증 절차 자체를 무산시키지 않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매각 협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유증 틀을 유지함으로써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적 외부 자금 유치 전까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브리지 성격'의 조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증 납입일은 3월 13일로 기존과 동일하다. 그간 투자자 변경과 납입 불확실성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딜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캔버스엔의 최대주주는 원정인프라홀딩스다. 이는 나노캠텍이 보유한 디비투자조합 출자지분 56.8%를 확보하면서 올해 1월 디비투자조합 최대주주에 올랐기 때문이다.
캔버스엔의 지배구조는 나노캠텍 → 디비투자조합 → 캔버스엔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디비투자조합을 통해 지분을 보유하는 간접 지배 형태인 만큼, 법적 최대주주 지위와 이사회 장악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 핵심이다.
당초 김대식 씨 측 FI인 품에자산운용은 디비투자조합 잔여 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절반만 매입했다. 현재 디비투자조합 출자자는 원정인프라홀딩스(56.8%), 품에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21.6%), 나노캠텍(21.6%)으로 구성돼 복잡한 양상이다.
여기에 품에자산운용은 캔버스엔 2~5회차 CB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전환 여부와 전환가액에 따라 지분율이 달라질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또 다른 경영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원정인프라홀딩스는 디비투자조합 기준 최대주주지만, 캔버스엔 이사회 구성은 아직 확정적으로 재편되지 않은 상태다. 원정인프라 측은 3월 중순 예정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3월 유증 납입 성사 여부와 정기주총에서의 이사회 재편 결과가 캔버스엔 경영권 향방을 가를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복된 투자자 변경 속에서 '자금의 실체'가 확인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캔버스엔 관계자는 "정기주총 전 매듭 짓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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