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라는 파고 속에서 금융지주들은 수익성 방어와 주주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자수익에만 의존하던 시대가 저물면서 이제 시장은 각 금융지주가 보유한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금융지주의 비은행 기여도와 비이자이익 구조를 점검하고 '밸류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KB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을 앞세워 '리딩금융'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를 기록하며 실적 구조 다변화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그룹 전체 실적의 3분의 1 이상을 안정적으로 떠받치며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이자이익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런 전략에 힘을 싣는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과 대출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자이익 중심 구조만으로는 안정적 이익 확대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수익 창출력을 끌어올려 이익 체력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2025년 그룹 순이익은 5조8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는 37%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 기여도는 2023년 34%, 2024년 40%에 이어 최근 3년간 30%대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특정 계열사의 일회성 이익이 아닌 구조적 포트폴리오 변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비이자이익 증가세도 눈에 띈다. 지난해 그룹 비이자이익은 4조8721억원으로 전년대비 16.0% 늘었다. 유가증권·파생 및 외화환산 손익 확대 등 시장 요인이 일부 반영됐지만, 브로커리지 확대와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에 따른 수수료 기반 성장도 병행됐다는 점에서 질적 개선 흐름이 확인된다. 특히 그룹 순수수료이익은 전년대비 6.5% 증가하며 분기 평균 1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수수료이익의 70% 이상이 비은행 부문에서 창출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9.8% 감소했음에도 증권수탁 수수료와 유가증권·파생 관련 손익이 크게 늘면서 전체 비이자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이자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는 국면에서 자본시장 부문이 실적 변동성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은행 실적 확대의 핵심 축은 KB증권이다. 지난해 673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보다 15.1% 성장한 KB증권은 기업금융(IB)과 브로커리지 부문의 고른 활약으로 그룹 비이자이익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9041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 입성을 가시권에 뒀다. 다만 2024년 비은행 기여도가 40%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본시장 환경 개선 여부에 따라 40% 재진입 및 안착 가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는 계열사 간 편차가 과제로 남는다. KB금융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창출력 개선과 비이자이익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설정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KB손해보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04%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KB증권은 9.87%에 그쳤다. KB국민카드(6.08%), KB라이프생명(5.65%)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업권 특성상 보험·카드는 자본 부담과 규제 영향이 크고, 증권 역시 자기자본 확충과 운용자산 확대 과정에서 ROE가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룹 목표치와의 격차는 과제로 지적된다.
KB금융은 중장기 ROE 목표를 11%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전무는 이달 초 실적발표에서 "레버리지 확대로 ROE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비이자이익 확대가 핵심 과제"라며 "KB금융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에 발맞춰 자본시장 중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수수료 이익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 외형 성장보다 자본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은행 성과는 주주환원 여력과도 직결된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인 만큼, 안정적인 비이자이익 확대는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압력을 흡수하면서 자본비율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비은행 수익 기반이 구조적으로 안착하면 '실적 변동성 축소→자본 여력 확충→주주환원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52.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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