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의 초대형 가스전 개발 사업인 '움 샤이프(Umm Shaif) 가스캡'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중동 신화' 재현에 나선다. 이번 수주 성패는 국내 조선업계 해양 부문의 부활을 알리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설정한 해양 부문 수주 목표액은 32억6000만 달러(약 4조7000억원)로, 이는 전년 실적 대비 무려 25배나 높은 공격적인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해양 사업을 더 이상 '리스크'가 아닌 실적 견인의 '핵심 축'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번에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해양 사업의 부활을 공식화하게 될 것"이라며 "상선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매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성공 시 HD현대중공업은 2027년 연결 매출 19조원 달성을 위한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게 된다.
약 8조6600억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에 한화오션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점도 관심사다. 한화오션은 과거 해상 플랜트 분야의 대규모 손실 이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며, 현재 미 해군 함정 MRO 등 방산 부문과 고부가가치 LNG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현지 건설 강자인 NMD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면 승부에 나섰다. 이는 산유국 특유의 '현지 기여도(ICV)' 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공 단계의 변동성을 파트너사와 분담해 과거의 '저가 수주 잔혹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고난이도 설계와 핵심 구매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만 집중하겠다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효율화 전략이 깔려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이번 수주전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20년 전의 성공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6년 당시 현대중공업은 약 16억 달러 규모의 움 샤이프 가스 처리 프로젝트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으며, 이는 ADNOC로부터 기술적 신뢰를 확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히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와의 호환성 및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글로벌 강자들과의 경합에서 HD현대중공업이 점할 수 있는 실무적 경쟁력으로 꼽힌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HD현대중공업이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Value-up)'의 실질적인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단순 구조물 제작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엔지니어링 중심의 기술 집약적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고수익 중심의 사업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일 HD현대중공업이 움 샤이프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시선은 즉각 차기 대형 프로젝트인 카타르 '노스필드(North Field)' 확장 사업으로 향하게 된다. 카타르에너지는 2030년까지 LNG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해상 가스 압축 설비(COMP5 등)를 발주 중이며, 이 사업 규모 역시 약 50억 달러(7조원) 수준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움 샤이프 실패 시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큰 차질이 생기는 만큼,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입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뼈를 깎는 전략 재편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매출 목표 19조원 달성을 위해 해양 부문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과거의 저가 수주 잔혹사를 끊어내기 위해 현지 파트너와 시공 리스크를 분담하는 것"이라며 "성공할 경우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해양 시장에서 단순 시공사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굳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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