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고선가 LNG선과 이중연료(DF) 엔진 수요가 HD한국조선해양의 3분기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그 이면에선 환율·입항세·항로 같은 '비제조 리스크'가 새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이런 상반된 흐름을 그대로 드러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5815억원, 영업이익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4%, 164.5% 증가한 수치다. 고선가 LNG선 인도와 엔진기계 부문의 DF엔진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조업일수 감소에도 상선 생산성이 개선됐고, 주요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미포조선이 모두 흑자를 냈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드러난 또 다른 핵심어는 '리스크 관리'였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들은 "3분기 기말 환율이 46원 상승했지만 평균 환율은 13원 하락해 실적 영향은 미미했다"며 "환율과 강재가 약간의 손실을 반영했으나 전체 실적 변동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기 실적에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환율·원자재·운송비 등 외부 변수의 민감도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예전에는 생산성을 높이는 속도가 실적을 갈랐지만, 이제는 외부 변수(환율·원가·운송비)를 얼마나 방어하느냐가 이익을 결정하는 시대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러한 외생 변수는 공사비·일회성 비용의 변동으로도 나타났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과거 공사에서 약 2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삼호중공업은 변압기 화재 복구비로 85억원을 반영했다. 현대중공업·미포조선도 임단협 및 합병 격려금으로 각각 186억원, 72억원이 비용 처리됐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신규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기존 공사에서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선 영업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거세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분쟁과 입항세 부과 등으로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며 "전 세계 발주가 45% 이상 줄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NG선 시장은 최종 투자결정 지연과 항로 변화로 발주가 주춤했지만, 컨테이너선은 항로 봉쇄·입항세 논의 속에서도 발주세를 이어가고 있다. 탱커는 러시아·이란 제재로 선복이 묶이면서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지정학 변수와 실적이 직접적으로 맞물리고 있다.
외부 리스크는 해양·방산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해양에너지사업부 관계자는 "중동·호주·북미 등 EPC(설계·조달·시공) 입찰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될 예정"이라며 "국제 유가가 BEP(손익분기 유가)를 상회하지만 각국의 에너지 안보 이슈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해상풍력과 SMR(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 확대 계획을 병행하고 있지만, 발주 지연·정책 변화·환율 변동이 모두 수익성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소 내부의 생산성보다 외부 변수의 방어력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환율·운송비·제재처럼 조선소 밖에서 실적을 흔드는 '비제조 리스크'를 얼마나 빠르게 계약 구조에 반영하느냐가 결국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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