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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가동률 '뒷걸음'…유럽 증설만 앞서갔나
조은비 기자
2026.06.08 07:00:17
케파 19% 늘렸지만 평균 가동률 40% 미만…유럽 생산은 헝가리 한 곳에 집중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4일 1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산공장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있다.(제공=SK온)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SK온이 유럽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고도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설비 선점이라는 우위를 체감하기도 전에 증설 부담만 떠안고 중국의 공세에 맞설 여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온의 국내외 평균 가동률은 2026년 1분기 36.5%에 그쳤다. 2024년 43.8%, 2025년 48.7%에서 뒷걸음질 친 수치다. 2024년 말 81.5GWh에서 올해 1분기 말 97.4GWh로 최대 생산능력은 19% 가량 늘었다. 1년여 만에 설비를 5분의1 가까이 키웠지만 평균 가동률은 거꾸로 내려앉은 셈이다.


문제는 이 부진을 일회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SK온의 배터리 사업 영업손익은 지난해 1분기 2994억원 적자에서 4분기 4408억원 적자로 커졌다가, 올해 1분기 3492억원 적자로 줄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북미 판매량 소폭 증가, 유럽·아시아 물량 일부 회복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적자 폭이 직전 분기보다 좁혀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분기가 아닌 1년 전과 비교하면 개선이라는 진단이 무색해진다. 전년 동기(2994억원 적자) 대비 올해 1분기 적자는 오히려 498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강조한 '회복'은 직전 분기 대비 개선일 뿐, 1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적자는 더 깊어진 셈이다. 같은 1분기끼리 비교한 가동률 역시 떨어졌다. SK온의 합병법인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은 1451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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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회복을 가리키는 지표도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면서 SK온 일부 라인의 가동률이 회복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신호가 전사 실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엔 이르다. 1분기 국내외 평균 가동률은 여전히 36.5%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 적자는 오히려 늘었다. 특정 라인의 회복과 전체 가동률 사이의 간극이 메워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적자를 되돌릴 무대는 결국 유럽이다. 문제는 그 유럽 생산이 헝가리에 전부 쏠려 있다는 점이다. 헝가리 1·2·3공장을 합친 케파는 연 37.8GWh로, 연결 기준 전체 97.4GWh의 약 39%에 이르는 최대 생산권역이다. 해외 생산법인 가운데 유럽 소재도 SK On Hungary와 SK Battery Manufacturing 두 곳뿐으로, 거점을 여러 나라에 나눠둔 구조가 아니다.


중부유럽 완성차에 대응하는 물량이 모두 헝가리 가동 상황에 달려 있어, 이곳이 흔들리면 유럽 실적 전체가 함께 출렁인다. SK온은 공장별 상세 가동률을 공개하지 않지만, 헝가리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만큼 평균 가동률에 미치는 영향도 큰 구조다.


헝가리 내 증설의 마지막 퍼즐인 3공장은 아직 3분의1이 비어 있다. 이 공장은 2024년 2분기 부분 가동을 시작해 현재 목표 생산능력의 66.7% 수준인 연 20.0GWh를 확보했다. 완전 가동 시 규모는 약 30GWh로 추정된다. 관건은 나머지를 언제 채우느냐인데, 100% 가동 전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수익성 회복의 핵심 지렛대가 언제 온전히 작동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SK온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시한 반등 카드는 유럽 현지 생산 장려 정책과 보조금에 따른 우호적 환경, 북미 ESS 수주 확대다. 하지만 지금처럼 증설이 부담이 되는 국면이 장기화되면, '선점 우위론'이 흔들린다. 먼저 공장을 깔고 안정적으로 돌려 뒤늦은 중국 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은, 깔아둔 설비를 채울 수요가 받쳐줄 때만 성립하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에서는 중국 CATL이 데브레첸에 초기 40GWh, 최종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올해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CATL의 데브레첸 고객에는 폭스바겐 등 중부유럽 완성차가 포함돼 SK온과 고객군이 겹칠 수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이 떨어진 채 증설만 앞서가면 설비는 고정비로 남는다"며 "같은 헝가리 권역에서 공장을 키우는 CATL 등 중국 업체의 공세에 실질적으로 맞설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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