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3분기 방산 호조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회사 측은 납기 지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장 부재 속에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나온 구조적 실패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강구영 전 사장이 올해 자진 퇴임한 뒤 KAI 사장직은 5개월 째 공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KAI는 3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30% 가까이 하회한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20억원, 60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9070억원·760억원과 비교해 각각 23%, 21% 급감한 것이다. 3분기 예정됐던 완제기 LAH(소형무장헬기) 납품 물량 7대가 4분기로 인도 시점이 넘어가면서 외형과 이익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잘나가는 방산 경쟁사와 비교하면 KAI 홀로 날개가 꺾인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47%, 79% 증가했다. 현대로템의 디펜스솔루션 사업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 늘었다. LIG넥스원도 3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 73%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KAI의 3분기 부진한 실적은 결국 리더십 공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KAI 사장직은 5개월 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차재병 사장 직무대행의 불완전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CEO가 없는 가운데 투자와 신사업 동력을 위한 추진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KAI 노조도 사장직 부재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노조 측은 "사장 부재로 경영·수출·기술개발·노사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의사결정이 멈춰 선 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다"며 "방산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파트너 신뢰 저하, 신규 계약 지연, 기술 인허가 차질 등 직접적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임 모임 출신의 강구영 전 사장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7월 자진 사임할 때만 해도 KAI 사장 인선은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교체 이후 KAI 사장 인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방사청장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사장 인사는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구체적 인사는 감감소식이다.
KAI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 관해 "납품 지연에 따른 일시적 실적 저하로 4분기에 해당 매출이 반영될 예정이다"며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장의 수장이 최근 선임된 만큼 조만간 KAI 사장직 인선도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IA의 부진한 실적보다 향후 위기 대응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며 "위기 국면에서 임직원을 다독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리더십과 구심점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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