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경쟁을 포기하면서 업계에서 화두에 올랐다.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오른 최상위권 하우스가 구술심사(PT)에 나서지 않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룹 지도부가 직접 PT 불참을 권고했다고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각별한 관계를 쌓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무신사와의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무신사의 주관사 선정 PT에 불참했다. 당초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가 직접 나설 예정이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직전 취소했다.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데카콘'이다. 무신사가 무난하게 상장 절차를 밟는다면 공모 금액만 1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커뮤니티로 출발해 종합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스토리도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빅딜인 셈이다. 실제 타 증권사는 대표이사급이 직접 경쟁 PT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의 밀접한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나온다. 네이버는 무신사와 패션 업계에서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에 있다. 무신사는 지난 9월 소비자 결제 수단 중 하나인 '네이버페이'를 종료했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 등 주요 간편 결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이용률이 높은 네이버페이만 중지한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와 네이버 고위 관계자의 감정싸움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중고거래 시장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양사는 앞서 '짝퉁 논란'을 둘러싸고 전면 충돌했다. 무신사가 수입해 판매한 고가 티셔츠를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이 가짜라고 문제 제기하며 불거진 사건이다. 당시 무신사가 고객에게 사과하며 사실상 완패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의 오랜 파트너다. 공동전선은 2017년부터 이어졌다. 당시 양사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단행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공동 펀드를 조성하거나 미래에셋증권의 상품에 네이버의 핀테크 기술을 더한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금융 분야에서도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가 페이 사업부를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던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와 함께 약 8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25.5%에 달한다. 무신사가 중단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핵심 서비스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직접 IB부문 임원에게 연락해 '네이버와 미래에셋은 혈맹'이라며 무신사 IPO에 불참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이 무신사 주관사 숏리스트에서 제외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NH투자증권은 IPO 업계의 전통 강자다. 2023년 무신사의 1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이력도 있다.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네이버와의 관계가 걸림돌이 됐다. NH투자증권의 ECM(주식자본시장)본부 수장인 최강원 본부장이 엔에이치엔(현 네이버)의 상장을 담당했고 최근까지도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빠진 경쟁에서는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무신사는 이달 이사회에서 최종 상장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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