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이 5개월째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KB증권의 역할을 둘러싼 최종 결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외 증권사 대상 PT(프레젠테이션) 심사가 10월 20일부터 진행됐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아직까지 국내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주 외국계 증권사에 대해서는 이미 주관사단을 확정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주관사, JP모간이 공동주관사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단독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먼저 퍼지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주관사단에 어떤 통보도 하지 않은 채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모두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무신사는 현재 KB증권에도 대표 주관사를 맡길지, 공동 주관사로 둘지 최종 고민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정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과 조만호 의장의 의견이 엇갈린 점이 거론된다. IMM인베스트먼트와 KKR 등 주요 FI 측 의견과 조 의장의 판단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고, 당초 조 의장보다 FI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평가도 제기돼왔다. 무신사의 기업가치 '10조원' 주장이 먼저 흘러나온 근원지이기도 한만큼 엑시트(회수) 이해관계가 더 깊다는 해석이다.
무신사 딜은 최근 대기업급 IPO가 드물어진 환경에서 모든 하우스가 꼭 쟁취해야 하는 거래로 꼽힌다. 여러 증권사가 다양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무신사 측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조만호 무신사 의장은 "실력만 보고 뽑자"는 원칙을 제시했다고 전해졌다.
KB증권도 무신사에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면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KB증권은 금융지주 차원까지 동원해 무신사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의 IPO 주관사 선정 과정은 이례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상태다. 당초 6월 말에는 RFP(제안요청서)를 배포할 것이란 관측과 달리 실제 배포 시점은 8월 하순이었다. 당시 국내외 증권사 14곳이 모두 RFP를 받았다. 무신사는 RFP 발송 이전 IR(기업설명회)을 먼저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는 보기 드문 절차다. 본격적인 상장 추진에 앞서 증권사에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9월 29일 숏리스트를 발표한 뒤, 한 달이 지나서야 10월 20일부터 PT가 진행됐다. 통상 1주일에서 열흘 간격으로 이어지는 일정이지만, 무신사는 주요 절차마다 1~2개월의 시간 차를 두며 장고를 거듭했다.
주관사 비딩에 참여한 한 IB 관계자는 "조만호 의장은 기업가로서 무척 감각이 좋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해 내부 기준을 충족하는지 면밀히 판단하는 스타일"이라며 "IPO 과정에서도 상당한 난이도가 있을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번 IPO 주관사 선정을 이사회 차원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현재 이사회는 조만호·박준모 각자대표와 최영준 CFO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윤원기 IMM인베스트먼트 전무, 티안타인헤 HSG 매니징 디렉터, 무쿨 차울라 KKR 아시아·태평양 성장자본부 책임자가 참여한다. 기타 비상무이사에는 이황 한국유통법학회장, 이행희 전 한국코닝 사장, 임수현 DS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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