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CJ대한통운이 황당한 소송에 휘말렸다. CJ대한통운이 리비아 대수로 관리청(대수로청)으로부터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보증금과 이자를 받기 위해 지난해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제소하자, 대수로청이 갑작스럽게 해당 공사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반소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와 관련해 ICC에 신청한 중재에 대해 대수로청이 반소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CJ대한통운은 동아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983년부터 1·2단계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행했다. 1단계 공사는 1995년부터, 2단계 공사는 2005년부터 잠정완공확인서(PAC)를 대수로청으로부터 수령했다.
CJ대한통운은 동아건설이 2001년 파산한 이후 해당 공사에 대한 모든 계약적 의무와 책임을 인수해 단독으로 잔여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대수로청이 제기한 우발채권과 지체상금을 해소하기로 2004년 합의하며 잔여공사 수행을 위한 보증금 3350만달러와 최종완공증명서인 FAC 취득 절차를 전개해 왔다. 하지만 2011년 발생한 리비아 내전으로 논의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보증금과 이자 회수, FAC 취득을 위해 리비아 정부와 대수로청을 상대로 ICC에 제소(본소)했다.
문제는 대수로청이 약 3조9000억원 상당의 반소를 제기하고 나선 점이다. 대수로청은 ▲해당 공사의 관할이 리비아 법원인 데다 ▲CJ대한통운의 유효한 권리 및 의무 승계가 입증되지 않았고 ▲리비아 국가의 인적 관할권이 부재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해당 공사 모두 잔존 결함이 존재하는 만큼 보증금 반환은 물론 FAC 발행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대수로청이 제기한 반소가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대수로청이 반소 청구의 증거자료를 거의 제출하지 않았을 뿐더러 반소 청구금액 산정에 대한 인과관계 등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대수로청은 CJ대한통운이 중재신청을 제기하기 전까지 공사 완료 약 20년이 지나도록 어떠한 손해 배상을 청구한 적이 없는데, ICC 측이 해당 반소를 기각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수로청의 반소가 공사의 미완공과 불완전 이행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수로청이 2005년 CJ대한통운에 공사가 실질적으로 완료됐음을 확인하는 잠정완공확인서를 발급해준 바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수로청은 ICC가 해당 계약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반소를 신청한 것은 상충된 주장"이라며 "특히 대수로청은 아직 ICC로 중재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는데, 이 경우 반소는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반소는 공사의 실질적 완료와 기존 합의를 부정할 법적근거가 부족하고, CJ대한통운의 정당한 중재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 성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