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지난 3월 발생한 위믹스 브릿지 해킹 사건 이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위믹스에 대해 거래지원을 종료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과도한 '책임 부과'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킹으로 손실을 입은 위메이드뿐 아니라 위믹스 보유 투자자들까지 추가 피해를 떠안게 되면서 이번 결정이 또 다른 '2차 피해'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DAXA는 지난 2일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위믹스의 거래지원(상장폐지)을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직접적인 사유는 지난 2월 발생한 위믹스 브릿지 해킹 사고였다. 위믹스 측은 지난 2월28일 내부 자산 모니터링 과정에서 재단 지급 내 비정상적인 출금을 확인했다.
비정상 흐름 추적 결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체인 간 토큰 교환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레이 브릿지'의 볼트(금고)에서 865만4860개가 공격자 지갑으로 전송된 것을 파악했다. 이 사건으로 위믹스팀은 약 9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탈취당했다.
이후 DAXA는 "위믹스가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유와 관련된 사실관계 및 후속 조치를 프로젝트 측으로부터 소명받았으며 현재 추가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보다 면밀한 검토를 위해 거래유의 지정을 연장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2일 거래유의 지정 사유에 대한 재단의 소명자료만으로는 거래유의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발행주체의 신뢰성과 보안 등 관련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DAXA는 지난해 개정한 '상장유지 모범사례'에 '보안사고' 항목을 신설하며, 심각한 보안 리스크를 상장폐지 사유로 명시했다. 위믹스는 해당 조항이 실제 적용된 첫 사례다. 거래소 측은 "해킹은 투자자 보호에 치명적인 사안"이라며 상장 유지보다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해킹 피해 당사자인 위메이드는 사고 직후 브릿지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해커 지갑을 추적해 일부 자산을 회수했으며 내부 보안 체계도 전면적으로 재정비했다. 수개월에 걸쳐 복구 및 보완 조치를 이어왔음에도 이러한 노력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책임을 묻는 방식이 일방적이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안사고가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특히 위믹스처럼 운영사인 위메이드가 외부 공격의 피해자인 경우에는 거래지원을 종료할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는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불합리한 피해를 강요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DAXA는 2022년에도 위믹스를 상장폐지한 전례가 있으며 당시 위메이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판결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한 구조적 '상장폐지'가 반복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결정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믹스 건은 해킹 이후 수습과 보완 노력이 충분히 있었던 만큼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상장폐지를 강행한 점은 아쉽다"며 "투자자 보호를 내세우면서 정작 홀더들에게는 처벌에 가까운 결과를 안긴 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위믹스의 가격은 DAXA의 거래종료가 발표된 지난 2일 1235원에서 현재 527원으로 10일만에 57.3%나 떨어졌다. 이에 일부 위믹스 홀더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투자자는 "해킹은 손실 복구라도 기대할 수 있지만 상폐는 시장에서 존재 자체를 지우는 조치"라며 "이런 결정을 '투자자 보호'라는 말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위믹스가 향후 실질적인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하루하루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며 "해외 대형 거래소 상장 추진, 바이백 확대, 외부 게임 온보딩 등 실질적인 회복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거래 종료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향후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위메이드 측은 '김&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유한) 세종'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지난 9일 DAXA 회원사 가운데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4개 디지털자산거래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래지원 정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보안사고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되, 그간 회복과 보완을 위한 조치를 성실히 진행해 왔다"며 "조속한 위믹스 거래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이후 경과 또한 빠르고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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