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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승계 밖 시험대…정정이·신중현, 성장동력 발굴 '특명'
이솜이 기자
2026.01.15 10:00:17
④정정이 대표,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력…신중현 실장, 글로벌 공략 사활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4일 16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출생·고령화와 시장 포화로 보험업계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업계의 시선은 40대 차세대 오너들의 경영 행보로 향한다.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각각 디지털, 지속가능경영, 글로벌 사업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들 차세대 오너의 리더십을 점검하고, 보험업계의 미래를 좌우할 경영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현대하임자산운용 대표이사와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 겸 교보생명 글로벌제휴담당 프로필.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장자 승계의 중심에서는 비켜났지만, 경영 무대 밖으로 밀려난 것은 아니다. 정정이 현대하임자산운용 대표와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 얘기다. 두 사람은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서며 비핵심 신사업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승계 구도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신사업의 수익화와 구조 개선 성과에 따라 그룹 내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정이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현대하임자산운용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84년생인 정 대표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녀이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녀다. 현대하임자산운용은 현대해상이 2024년 신규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설립한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로, 전통적인 보험 본업과는 거리를 둔 신사업 축에 해당한다.


정 대표는 2024년 입사와 동시에 부대표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섰다. 이전에는 부동산 개발 스타트업 MGRV에서 크리에이티브 부문 총괄이사로 근무했고, 임팩트 투자기업 HG 이니셔티브 이사로 재직하며 부동산 기획·투자 경험을 쌓았다. HG 이니셔티브는 동생인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이 창업한 회사로, MGRV 역시 해당 조직의 부동산팀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정 대표는 임대주택과 시니어 하우징 등 신규 투자 섹터 발굴에 집중하며 현대하임자산운용의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서울 양천구 목동 대한예술인센터 부지를 매입해 지상 29층, 400여 실 규모의 하우징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자산 매입을 넘어 운영 수익까지 확보하는 구조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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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하우징 분야에서는 모회사 현대해상과의 시너지 창출도 시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현대해상, KT, KT에스테이트와 시니어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자리에 직접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해상은 KT 가전 구독 서비스에 건강·생활 결합 특화 보험을 제공하고, 현대하임자산운용은 해당 서비스가 적용될 시니어 특화 공간을 개발·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범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적 부담은 여전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하임자산운용은 설립 첫 해인 2024년 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3분기 말 기준 순손실 규모도 16억원에 달한다.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중현 실장 역시 비핵심 영역에서 그룹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983년생인 신 실장은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고(故) 신용호 명예회장의 손자로, 2020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파트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디지털전략팀장을 거쳐 2024년부터 디지털전략실장을 맡으며 6년째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신 실장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만성 적자 구조 개선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교보생명 100% 자회사이자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출범했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연간 2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3분기까지도 누적 기준 8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고마진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제한적인 점이 수익성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보장성 보험은 상품 구조와 약관이 복잡해 대면 채널 의존도가 높은 특성이 있다.


이에 신 실장은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해외 시장 공략을 새로운 성장 카드로 꺼내 들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LG CNS와 협력해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 보험사를 대상으로 보험 솔루션 개발을 추진 중이다. 범아시아 생명보험사 FWD그룹과는 인공지능(AI) 기반 보장 분석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슈어테크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협업으로 교보라플이 FWD의 인슈어테크 파트너로서 해외 시장에 기술력을 알리고 디지털 솔루션 수출 기회를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실장은 지난해부터 교보생명 글로벌제휴담당직도 겸임하며 그룹 전반의 해외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해 임베디드 보험(비보험 플랫폼에 보험 상품을 내재해 판매하는 방식) 공급망 등 신규 판매 채널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인수·합병과 현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교보생명의 해외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의 해외 거점은 미국과 일본에 설립한 자산운용 법인이 전부인 실정이다.  


신 실장이 그룹 입사 전 글로벌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은 만큼 해외사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신 실장은 SBI그룹 금융계열사 SBI스미신넷뱅크, SBI손해보험에서 경영기획·전략 업무를 맡은 이력이 있다.


정 대표와 신 실장 모두 오너일가지만 그룹 내 전통적인 승계 서열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현대해상에서는 정 대표의 동생인 정경선 부사장이 기획관리·기술지원 부문을 총괄하며 차기 경영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고, 교보생명에서는 신 실장의 형인 신중하 상무가 전사 AX(AI 전환)를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 모두 차기 오너 경영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장자 승계 라인 밖에 있는 이들의 역할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전략 제시나 실험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익 창출과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그룹 내 위상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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