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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카드 접는 현대해상…지배구조 셈법 달라지나
강울 기자
2026.03.10 07:05:14
자사주 9.3% 소각, '경영권 방어 카드' 축소…오너가 지분 확대 등 대응 전략 주목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9일 08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 주주구성(제공=현대해상)

[딜사이트 강울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상법 개정 논의와 주주환원 강화 흐름에 발맞춰 보유 중인 자사주의 대부분을 소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사주가 대주주 지배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던 만큼 향후 경영권 관리 전략에도 일정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 등 새로운 지배구조 대응 방안이 필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2.29% 가운데 9.29%를 향후 2년 내 단계적으로 소각하고, 나머지 약 3%는 임직원 성과 보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상법 개정 논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새로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운용 전략에도 변화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맞물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대해상의 자사주 비중은 상장 보험사 가운데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비중은 12.29%로 미래에셋생명(26.3%), 한화생명(13.5%), 삼성화재(13.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현대해상과 유사한 수준이었던 DB손해보험은 최근 두 차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자사주 비중을 7%대까지 낮춘 바 있다. 현대해상은 그동안 자사주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보유해 왔지만 실제 소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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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단기적으로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자사주는 그동안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우호 지분 확보나 지배구조 조정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여겨져 왔던 만큼 상당 규모가 소각될 경우 활용 가능한 선택지는 줄어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현대해상의 지분 구조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몽윤 회장이 약 22%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비중이 12% 이상에 달하면서 실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행사되는 기준으로 보면 정 회장의 영향력은 더 크게 나타난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기준으로 환산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은 약 25.08% 수준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가 사실상 대주주의 지배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소각 이후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관리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현대해상은 오너 중심 지배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승계 국면에서도 지분 구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가 추가 지분 매입이나 공개매수 등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해상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이며 나머지 지분 상당수가 소액주주로 분산돼 있어 당장 지배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현대해상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다만 자사주를 통한 지배력 보완 수단이 줄어드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관리 전략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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