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램프업(가동 확대) 등 외형 성장의 고삐를 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온시스템 인수 효과까지 고려하면 그룹 전체 매출이 연간 20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1분기 매출 전망치 2.5조원…원자재값 이슈로 수익 ↓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5168억원과 영업이익 3731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4% 감소한 숫자다. 이 기간 순이익은 19.3% 줄어든 2909억원으로 파악된다.
한국타이어가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에 매출 호조를 보인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에는 고환율과 판가 인상 효과가 있다. 먼저 한국타이어는 전체 매출의 약 80% 가량을 해외 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환율이 오를수록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는 만큼 매출 증가에 기여한다. 올 1분기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9.3% 상승한 평균 1453원이었으며, 원·유로 환율은 5.9% 오른 1529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타이어는 한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예컨대 유럽 시장의 경우 지난 1월부터 판매가를 2~3%, 국내의 경우 3월부터 평균 3% 올렸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판가 인상은 글로벌 경쟁사와 함께 이뤄진 것인 만큼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익성의 경우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분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뿐 아니라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해의 경우 타이어 교체 시기와 보급형 전기차 출시 등이 맞물렸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차체가 무거워 타이어 교체 주기가 2~3년으로, 내연기관 타이어(5년 안팎)보다 짧다. 특히 전기차용 타이어는 판매 단가가 높은 고마진 제품이어서 이익 순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은 원자재 가격은 올해 들어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 증권가 추정 연매출 11조원…한온시스템 반영 땐 20조원 육박
한국타이어의 올해 연매출 10조원 돌파는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생산량 감소에 따라 신차용 타이어(OE) 수요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겠지만, 교체용 타이어(RE) 수요가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증권가는 한국타이어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를 11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RE는 2분기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여름용 타이어, 하반기부터는 겨울용 타이어 등 계절적 수요가 확대되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국타이어가 증설 중인 미국 테네시 공장이 오는 하반기부터 생산 물량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 회사는 2022년 8월부터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 공장의 증설에 돌입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2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해당 공장의 초회생산 시점이 이르면 2분기로 잡혀 있는 만큼, 생산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KB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8110억원, 4240억원으로 예상된다. 안 그래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한온시스템 편입에 따른 연결효과까지 반영된 것이다. 나아가 KB증권은 한국타이어가 올해 매출 19조7810억원, 영업이익 1조8600억원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다소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남아 이상 기후에 따른 천연고무 공급 차질 심화로 원자재값이 또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제기됐고, 테네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이 불가피해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한 관세 리스크가 단기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파악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2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며, 타이어 시장의 타이트한 수급으로 판가 인상이 일정 부분 적용될 것"이라며 "테네시 공장 증설에 따른 판매 본수 증가와 미국 현지화율 상승이 기대되며, 현지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매출 성장을 그리고 있으며, 2022년부터 연간 최고 매출을 경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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