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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자생력 잃은 해외공항 면세업 '경고등'
노연경 기자
2026.06.11 07:00:20
홍콩법인·싱가포르법인 작년 순적자 규모만 700억 상회…모회사 지급보증·자금대여 부담 가중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0일 14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면세점 해외 공항 사업장 실적 추이(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호텔신라의 해외공항 면세점이 장기간 운영을 해왔음에도 자력으로 운영비를 조달하지 못하고 모회사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콩법인의 경우 작년부터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자본금마저 동이 났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가 인천공항면세점에서 퇴점한 뒤 수익성 개선을 이뤄낸 것처럼 해외공항 면세점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텔신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해외공항 면세법인들을 위해 제공한 지급보증 잔액은 총 6225억원으로 파악된다. 싱가포르 법인(Shilla Travel Retail Pte. Ltd.) 관련 보증이 4583억원으로 가장 크고 홍콩 법인(Shilla Travel Retail Hong Kong Limited) 관련 보증도 1642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두 해외공항 면세법인 모두 자립할 시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모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은 2013년 첫 해외 매장 오픈 이후 올해로 운영만 12년 째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역시 2017년부터 운영 9년 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자적인 신용과 수익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면세업계에서 모회사가 해외 면세점 차입에 지급보증을 서는 것 자체는 업계 관행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도 일본·싱가포르·괌·호주 등 해외 면세 자회사에 제공한 지급보증 잔액이 6000억원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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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호텔신라 해외법인의 수익구조다. 호텔신라 싱가포르 법인과 홍콩 법인 모두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싱가포르 법인은 최근 3년 동안 적자를 지속했다. 작년에만 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법인도 2023년 35억원 흑자에서 2024년 406억원의 순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669억원으로 순적자 폭이 더 커졌다. 


특히 홍콩 법인의 재무상황은 심각하다.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9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 중이다. 법인 장부가액 689억원 전액이 손상 처리되면서 투자주식 장부가액도 '0원'이 됐다.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의 가치가 회계적으로 소멸한 셈이다. 


이에 호텔신라는 홍콩법인에 지급보증에 더해 운영자금 411억원까지 직접 대여한 상태다.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자회사에 보증과 직접 대여를 동시에 제공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한때 신라면세점은 해외 공항 면세점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2019년 글로벌 면세점 매출 순위 3위까지 올라섰다. 싱가포르 창이공항(2013년), 마카오공항(2014년),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2017년)을 잇달아 오픈하며 아시아 주요 공항을 동시에 장악한 유일한 사업자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인천공항 DF1 권역에서 위약금 1900억원을 물고 철수한데 이어 마카오공항 운영법인(Shilla Retail Limited)도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사업 철수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면세사업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67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호텔신라가 수익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남은 해외공항 면세점들도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공항 모두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비중이 증가하면서 실적을 개선 중에 있다"면서 "프로모션 재정비 등 영업력 강화뿐 아니라 공항공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 제고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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