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대덕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최근 범용 D램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패키지 사업이 낙수 효과를 입은 데다, FC-BGA 사업의 적자 폭도 축소된 영향이다. 여기에 올해 MLB 캐파 증설까지 완료되면 외형 성장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익이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이 회사의 분기별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62억원, 2분기 -43억원으로 적자 기로를 달렸으나 3분기에는 201억원으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익 역시 1분기 -57억원, 2분기 -12억원에서 3분기 219억원으로 개선되며 흐름을 함께 했다.
메모리 패키지·FC-BGA·MLB로 짜여진 '삼각편대'가 수익성 회복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메모리 패키지 사업은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DR4·5, LPDDR5 등 범용 D램 판매가 급증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범용 D램은 최근 메모리 기업들이 캐파(생산 능력)를 HBM 위주로 운용한 여파로 공급 과잉 상태에 들어간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 물량에 대응하는 베트남 법인의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대덕전자의 지역별 매출 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베트남 매출은 276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보다 15배 가까이 늘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SK하이닉스 위주로 납품하던 GDDR7용 메모리 패키지도 올해부터 삼성전자로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최종 고객사가 엔비디아인 소캠(SOCAMM)2 관련 LPDDR 패키지 매출도 더해질 전망이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가 메모리 3사와 소캠1의 상용화를 준비할 때부터 일부 매출이 인식된 바 있다. 비록 소캠1 프로젝트는 중단됐지만, 메모리 고객사들이 소캠2의 최종 샘플 공급을 시작한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메모리 부문은 202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DDR5, 소캠 기반 LPDDR이 매출을 주도했다"며 "3분기 들어서는 기업용 SSD(eSSD)용 낸드플래시 기판 수요가 기존 메모리 수요에 더해지면서 외형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덕전자의 메모리 패키지 가동률은 90%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5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이어지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온 FC-BGA 사업도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기존에는 전장 부문에서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클러스터용 칩에 집중해왔으나, 지난해 북미 전기차 기업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자율주행용 시장까지 진입했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해당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납품 초기 단계인 만큼 물량이 많지 않지만 흑자 전환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대덕전자의 FC-BGA 사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 2분기부터 매출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대덕전자의 미국 법인 매출은 960억원으로 전년 연간 매출(950억원)을 웃돌았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용 FC-BGA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다"며 "현재 추가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예비 고객사로부터) 의미 있는 양산 물량을 확보하는 시점은 연말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MLB 사업에서도 AI 가속기용 응용처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AMD로 추정되는 북미 빅테크에 관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매출도 상반기부터 본격 반영됐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2026년 MLB 예상 매출액 2430억원 중 네트워크와 AI 가속기용은 각각 1259억원, 447억원으로 글로벌 MLB 피어(Peer) 대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회사가 진행 중인 MLB 캐파 증설은 올해 2분기 말 완료될 전망이다. 투자 부담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다른 관계자는 "메모리 패키지는 기본적으로 캐펙스(CAPEX·설비투자)가 높은 비즈니스인 반면 MLB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며 "대덕전자는 과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메인 기판을 생산하던 라인을 아직 스크랩하지 않은 상태라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덕전자는 최근의 고환율 국면 역시 사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원부자재 비용 부담이 부각되기도 하지만, 환율 상승은 매출 확대 효과가 커 기판 업체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원부자재 값을 일부 제품 단가에 반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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