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팬데믹 특수'로 한동안 승승장구했던 대덕전자의 곳간이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패키지기판 수요 둔화로 본업이 부진한 가운데 기타유동부채를 현금으로 상환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된 여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덕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65억원)보다 50.16% 줄었다. 2022년 122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새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이는 본업이 부진한 데 따른 여파다. 팬데믹 특수로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증가했던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7.24%, 17.6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대덕전자는 202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한파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후퇴했다.
2022년 1조3161억원(영업이익 232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9096억원(237억원) ▲지난해 8921억원(112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2.61%, ▲지난해 1.26%로 급감했다.
팬데믹 특수가 끝난 후 전방 산업에서 재고조정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덕전자의 주력 사업이자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패키지기판 수요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핵심 고객사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이 회사의 지역별 매출실적을 보면 2022년 7570억원이었던 국내 매출은 2023년 5342억원으로 급감, 지난해 5119억원으로 떨어진 바 있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선 메모리 기판, 해외에선 비메모리나 고다층기판(MLB) 등을 취급하고 있다"며 "메모리 업황 둔화로 국내 물량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메모리 기판 중에서는 D램과 낸드 매출 비중은 7대 3 수준인데, 주요 고객사의 감산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량이 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정비 부담까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회사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FC-BGA 캐파(CAPA, 생산능력) 증설에 5400억원을 사용하는 등 투자 규모를 급속도로 확대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자 고정비 부담이 늘었고, 결국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대덕전자의 매출원가율은 ▲2022년 77.42% ▲2023년 91.73% ▲지난해 93.10%로 상승세다.
실적 부진에 더해 현금 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급감한 것도 곳간 사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덕전자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78억원으로 전년(1807)억원보다 45.87% 떨어졌다. 지난해 기타유동부채를 429억원 만큼 현금으로 갚으면서 현금 유출로 작용한 것이다.
기타유동부채는 기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미지급금·선수금·예수금 등이 해당된다. 회사가 기타유동부채를 갚을 경우 실제 현금이 나가기 때문에 영업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 회사는 2023년에도 기타유동부채를 763억원 만큼 갚았으나, 당시에는 운전자본 부담이 완화돼 현금흐름 감소 여파를 일부 완충시켰다. 당시 대덕전자의 매출채권및기타채권은 1239억원으로 전년(1897억원)보다 657억원 줄었고, 재고자산은 1202억원에서 905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현금이 유출된 만큼 새로운 부채가 발생해 잔액 변동을 상쇄하기도 했다. 2023년에는 기타비유동부채가 520억원 늘어나면서 현금이 유입된 바 있다. 반면 지난해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모두 소폭 증가한 데다, 기타비유동부채 증가폭도 134억원에 그쳐 현금흐름이 위축된 것이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인) AI 가속기용 MLB 양산 매출이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덕전자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 내부적으로 외부 자금 조달을 지양하는 보수적 경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160억원에 불과하고, 순차입금은 마이너스(-)2050억원으로 오히려 현금이 부채를 초과하는 상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0 대비 순차입금 배율도 –1.6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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