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그동안 득보다 실이 컸던 대덕전자의 FC-BGA(플립칩 볼그레이드 어레이) 사업이 올해는 회사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까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 여전해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 성장은 어렵지만, 신규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감가상각 부담까지 완화되며 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는 설명이다.
대덕전자의 주력 사업이자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메모리 패키지기판 부문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핵심 고객사들의 수요 둔화로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FC-BGA 투자 관련 비용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을 더욱 갉아먹었다. 실제로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대덕전자의 FC-BGA 사업은 현재 자율주행 고객사용 제품을 비롯한 신규 수주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며 "감가상각 부담도 3분기면 꺾일 예정이라 점차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이 회사의 FC-BGA 부문 가동률은 50% 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1781억원으로 전년보다 20%나 역성장했다. 분기당 매출이 400억원대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 2021년 FC-BGA 제품 출하식에서 신영환 대덕전자 대표가 "2024년까지 신규 제품에서 연 매출 3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괴리가 있다.
회복의 분기점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할 예정인 자율주행 고객사용 FC-BGA다. 지금까지 이 회사의 FC-BGA는 전장 분야 중에서도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클러스터 칩에 집중돼 있었다. 자율주행용의 기술 난이도가 비교적 높다보니 초기 수율 문제만 발생하지 않으면 기존 제품보다 단가를 높게 쳐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매출을 대폭 끌어올릴 정도로 유의미한 수준의 거래는 '아직'이다. FC-BGA 시장 내 공급 과잉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수급 여건이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고객사가 처음부터 물량을 크게 주는 경우는 드물다. 올해는 초도 물량 위주로 양산이 이뤄지고, 내년은 돼야 물량이 조금씩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FC-BGA는 고객 맞춤형 사업이다 보니 신규 고객사를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어려움도 따른다. 이미 이비덴, 신코덴키, 유니마이크론 등 선두권 업체들이 주요 빅테크들과 거래를 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다는 설명이다. 제품 특성상 호환성이 낮아 고객사 한 곳을 위해 생산한 제품을 다른 곳에 판매하기 어려워 재고 전환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수준의 성과만으로도 회사의 수익성 방어에는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덕전자는 FC-BGA 시장이 호황이던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캐파(CAPA) 확대에 약 5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고수익을 기대하고 섣부르게 투자를 늘린 것이다.
보통 고객사로부터 수주를 확보한 후에 라인 투자를 집행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덕전자는 당시 유보자금이 늘어나고 있던 시기라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시장 내 공급 과잉이 불거지자 가동률 하락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이 불가피했고,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됐다.
감가상각 부담이 올해 3분기부터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매출은 조금씩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대덕전자의 FC-BGA 부문 매출이 연평균 10%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측도 관련 캐파 투자를 지연시킨 바 있다. 대덕전자는 최근 2700억원 규모의 FC-BGA 캐파 투자 시기를 지난해 말에서 2027년 말로 3년 연기했다. 대덕전자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캐파를 늘리면 적자만 커진다"며 "가동률이 충분히 나오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투자를 늘린다고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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