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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근 SKT CTO "AI 경쟁, 이제는 모델 아닌 인프라"
바르셀로나(스페인)=딜사이트 최령 기자
2026.03.05 08:06:03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전력 비용이 승부처"…'풀스택 AI' 전략 추진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5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일(현지시간) 정석근 SKT CTO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6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의 AI 및 데이터센터 산업 동향과 SK텔레콤의 AI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제공=SKT)

[바르셀로나(스페인)=딜사이트 최령 기자]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인공지능(AI) 경쟁의 판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경쟁은 이제 모델 성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칩·서버·전력·건물 설계까지 포함한 인프라 경쟁"이라며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와 비용 경쟁력이 글로벌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정 CTO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6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의 AI 및 데이터센터 산업 동향과 SK텔레콤의 AI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정 CTO는 최근 2~3년 사이 AI 모델 성능 향상으로 연산량과 토큰 사용량이 급격히 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칩 설계 변화가 본격화됐고 고전력·고발열을 감당하기 위한 액체냉각과 전력 인입 방식 변화 등 데이터센터 구조 자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서버 인프라 변화가 최근 3년 사이에 압축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대형 하이퍼스케일 센터와 기업 인근 소형 에지(Edge) 센터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통신 인프라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두 영역을 모두 수행할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SK텔레콤을 중심으로 SK하이닉스(메모리 반도체), SK브로드밴드(데이터센터·네트워크), SK에코플랜트(건설), SK이노베이션(에너지)이 연결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유리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이해를 바탕으로 칩과 서버, 건물, 전력까지 통합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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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모델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이 건물과 전력을 제공하는 임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GPU를 직접 조달해 제공하는 'GPUaaS(GPU as a Service)' 모델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0메가와트(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보면 건물과 전력 설비에는 약 1500억~2000억원이 들어가지만 GPU 등 서버 비용만 약 8000억원이 필요하다"며 "전체 투자비의 80%가 서버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정 CTO는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 모델 활용이 경제적으로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AI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직결된 전략 자산"이라며 "자체 모델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업 현장처럼 다양한 비정형 문제가 발생하는 산업 영역에서는 대규모 기반 모델을 구축한 뒤 도메인별로 최적화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3강은 모델 경쟁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글로벌 통신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MWC에서 전시한 '에이닷 K1' 역시 해외 통신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정 CTO는 "과거에는 통신사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자기 사업과 직접 연결된 문제로 보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각국 정부가 '소버린 AI'를 강조하면서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독자 모델 전략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롬 스크래치 개발이 원칙이지만 상용화 단계에서는 외산 모델을 일부 활용하다가 자체 모델로 전환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AI 경쟁에서 한국이 충분히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정 CTO는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완전히 같은 수준을 목표로 하면 쉽지 않겠지만 약 95% 수준까지는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며 "특히 제조업 등 산업 현장에서는 데이터 특화 학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와 차세대 이동통신 6G 역시 아직 기술과 사업 모델 검증이 동시에 진행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초저지연 특성이 AI 활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GPU가 반드시 기지국 근처에 있어야 하는 명확한 사용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SK그룹의 한·일 협력 기조 속에서 일본 스타트업 타임트리(TimeTree)와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타임트리는 한국 창업자가 일본에서 운영하는 일정 관리 서비스로 '에이닷'과 일상형 AI 에이전트 측면에서 접점이 있다"며 "현재는 서비스 통합보다는 이용자의 AI 활용 방식에 대한 관찰과 기술 지원 중심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닷의 유료화에 대해서는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정 CTO는 "단순 과금 모델을 도입하기보다 이용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명확한 사용 사례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 전망에 대해 그는 "현재는 수요가 공급을 웃돌아 안정적이지만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와 전력 비용, 서버 조달 경쟁력이 향후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는 발전소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연결되는 종합 인프라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은 결국 속도와 비용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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