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금융사 인수합병(M&A)은 숫자로만 덤빈다면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규제와 복잡다단한 구조의 역사를 이해한 후에 고객들에게 이를 번역해 알려드리는 것이 자문사 본연의 역량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재무자문 파트너들의 역할은 회계의 영역을 넘어설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의 핵심은 사람 사이의 신뢰로 귀결된다. 특히 규제와 수익 구조가 얽힌 금융 거래의 성패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재무제표를 넘어 업권이라는 본연의 시장테두리와 그 내부의 수익 구조를 꿰뚫는 통찰력에 의해 좌우된다. 이런 의미에서 삼정KPMG에서 거래 전문가로 활약해 온 이진연 전무는 숫자와 규제 사이의 간극을 가장 잘 이해하는 파트너로 손꼽힌다.
◆ 숫자 너머의 산업 구조를 이해하려면
이진연 전무는 21년 간 한국 금융시장의 변화를 산업 내에서 체득해왔다. 신한은행 기업금융 감사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업권 내의 구조를 이해한 후 삼정KPMG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 초기에는 시중은행 경험을 살려 금융 감사 본부에서 일했다. 주로 금융사 회계 감사와 K-IFRS 도입 자문 업무를 맡았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M&A 자문 업무에 뛰어들었다.
ING생명과 LIG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굵직한 딜을 경험한 이진연 전무는 금융은 규제와 시장 흐름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산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꿰뚫는 게 전문성의 핵심이라는 사실이다. 금융사 거래가 어려운 이유는 같은 숫자라도 업권마다 작동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금 기반의 조달 구조, 보험사는 책임준비금 중심의 장기 수익 구조, 증권사는 자기자본 운용과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를 갖는다.
"보험회사는 손해율, 책임준비금, RBC 비율 하나만 바뀌어도 기업가치 자체가 달라집니다. 특히 금융은 보이는 숫자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 지 어떤 논리를 갖고 있는 지를 동시에 체크해야 합니다."
이진연 전무는 자문사의 해석 능력을 중요시 한다. 구조가 복잡할 수록 정확한 숫자만큼이나 맥락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규제가 복잡 다단히 얽힌 구조라면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것을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것부터 자문이 시작된다. 특히 지급여력비율(RBC)이나 회계기준 변경처럼 기준 자체가 바뀌는 금융업에선 숫자보다 구조 해석력이 더 중요하다. 거래가 진행되는 도중에 규제가 강화되거나,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면서 금융사 가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
"같은 숫자라도, 어떤 수익 구조에 기반했는 지에 따라 리스크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보험은 장기부채를 자산으로 운용하고, 증권사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운용을 하고, 은행은 예금 기반의 레버리지를 사용합니다. 이걸 같은 시각에서 비슷한 숫자로 판단할 경우 해당 자문은 필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금융산업뿐 아니라 폐기물, K-뷰티, 스타트업 등 규제와 성장 단계가 서로 다른 산업에서도 다수의 M&A를 수행해 왔다. 산업 구조가 각기 다른 섹터의 거래를 경험하며 숫자 해석뿐 아니라 '사업 모델·규제·시장 환경'을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감각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이 전무는 "금융과 실물 산업은 수익 구조가 전혀 다르지만 산업의 작동 원리를 먼저 이해하면 숫자는 자연히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 재무자문 핵심은 복잡한 '산업 환경'과 '고객의 목적'을 꿰뚫는 것
실제로 금융사들은 일반 기업보다 훨씬 복잡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고 자산구조 역시 단순하지 않다. 여기에 M&A가 시작되면 회계와 세무·리스크·자본규제 등 수많은 실무 이슈가 동시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이진연 전무는 "복잡성을 다루려면 조직의 협업 구조 자체가 딜을 이해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본부 개편을 단행한 삼정KPMG는 산업군 중심의 원스톱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재무실사와 가치평가, 세무, 리스크, 법무 등 분야별 전문가가 한 본부 안에서 프로젝트의 처음과 끝을 함께 설계한다. 이진연 전무는 이를 '기능 조율이 아니라 관점 협업'이라고 표현했다. 금융업의 경우 자본 조달 방식과 수익 창출 구조가 얽혀 있어 회계 기준을 하나만 적용할 수 없어서다.
이진연 전무가 생각하는 재무자문 파트너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역할이 '회계 전문가'라는 좁은 정의에 갇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계적 정합성과 숫자의 무결성은 당연한 전제이고 더 중요한 건 고객이 처한 전략적 환경을 이해하는 감각이라는 설명이다. "재무자문이라는 건 결국 고객을, 그리고 상대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숫자가 맞다고 끝이 아니라 이 구조나 가격이 어떤 영향을 줄 지, 상대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진연 전무는 자문사가 고민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숫자'도 고객 앞에서 설득력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이진연 전무는 삼정KPMG에서 보기 드문 재무자문 여성 파트너 중 한 명이다. 후배들이 진정성을 갖고 실무에서 인정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는 "파트너는 실무를 통해 증명되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진정성을 갖고 고객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기여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 그게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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