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은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다. 실사와 전략 설계, 이해관계자 조율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친다. 특히 자문사 실무진들은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목표는 같지만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삼일PwC에서 오랜 시간 M&A 현장을 지켜온 윤선영, 윤주연 파트너 역시 고객에게 최적의 답을 찾아주기 위해 같지만 다른 고민을 나누고 있다.
◆ 윤선영은 협상실무, 윤주연은 가치평가와 산업분석
윤선영 파트너는 2011년 브라질 PwC에서 글로벌 사모펀드 인수 실사를 맡아 정글 같던 해외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한국 복귀 후에는 삼일 M&A센터에서 주로 매각 측 자문을 담당한다. 2차전지와 항공, 화학소재 산업의 기업을 대상으로 잠재 인수자 물색과 조건협상까지 M&A 전과정을 이끄는 실무형 파트너다.
윤선영 파트너가 거래실무와 협상을 맡는다면 윤주연 파트너는 가치평가와 기업 집단 구조 재편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한다. 윤주연 파트너는 포스코와 LS, 이마트 등 국내 그룹의 분할합병과 지분양수도 자문을 주로 해왔다. 최근에는 이들의 사업 재편과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 해운-조선사 구조조정을 다뤄 재무 자문의 영역을 확장했다.
두 파트너는 거래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에 있어서는 뜻을 같이 한다. M&A는 복잡다단한 변수로 인해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자문사들은 거래의 성패보다 그를 넘어서는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게 된다.
윤주연 파트너에게 성공의 의미는 고객의 신뢰다. 거래의 성사 여부를 떠나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 속에서 함께 논의를 이어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신뢰가 쌓인 고객과는 거래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인연이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딜이 실패해도 관계를 형성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것이 이런 연유 때문이다. 그는 "고객이 거래를 포기한 배경을 명확히 정리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돕는데 주력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실 자문사는 거래 기술자이지 산업 전문가가 아니다. 파트너라고 해도 기업인들이 해당 산업을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 그리고 어떠한 종류의 리스크를 중히 여기는 지는 쉽게 파악할 수 없다. 윤주연 파트너는 "고객사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생기면 이후에는 더 정교한 자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선영 파트너는 이런 맥락에서 재무자문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다. 단순히 규모를 넘어 협상 과정의 난이도가 높았던 거래가 기억에 오래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거래 과정에서 창업주가 사망했고, 곧이어 상속 이슈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해당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3년이 걸렸는데 대상과 조건을 몇 번 씩이나 바꾸며 핵심 조건을 다시 맞춰가야 했지만 결국 모든 이해관계자를 납득시켜 정리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선영 파트너가 자문을 맡았던 2차전지 및 반도체용 필수 화학품 리사이클링 기업 거래는 전형적인 니치마켓 영역에 있었다. 그는 "공개된 정보가 없어 사실상 기업 오너가 유일한 설명 창구여서 기본적인 사업 구조를 이해하는 데만 꼬박 몇 주가 걸린 적도 있다"며 "이런 딜은 아쉽게 무산되더라도 해당 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 "어려운 결단 도우려면 공감 능력이 필수"
두 파트너가 생각하는 자문사의 역량은 결정권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돕는데 있다. 윤선영 파트너는 M&A 자문을 재무제표 뒤에 숨겨진 산업 또는 기업의 현실과 투자자의 냉정한 배팅 논리를 함께 읽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이 왜 이 거래를 검토하는지, 어떤 경우에 계속하고 어떤 때에 멈춰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도록 논리와 정보를 정리해 주는 것이다.
윤주연 파트너 역시 고객마다 고민하는 지점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고객마다 감당할 수 있는 조건과 피해야 할 지점이 다르다"며 복잡한 딜일수록 그 선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안에서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는 게 임무라고 강조했다.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협력하는 삼일PwC의 운영 방식도 궤를 같이 한다. 삼일PwC에서는 거래가 시작되면 M&A센터를 중심으로 가치평가, 재무실사, 회계, 규제, 산업 담당 인력이 함께 움직인다. 개별 파트너가 모든 이슈를 떠안기보다 상속, 지배구조, 특수 산업 이슈처럼 까다로운 쟁점은 해당 경험이 있는 인력을 내부에서 바로 불러 함께 검토한다. 국내 최대 최고 회계법인이라는 자부심에는 조직에 쌓인 사례와 전문성이 녹아있다. 고객에 최적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두 사람이 말한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자문'에 힘을 보태는 부분이다.
두 파트너는 여성 후배들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높게 설정하라고 조언했다. 윤선영 파트너는 "M&A에서 통하는 힘은 결국 어디까지, 얼마나 깊이 파고 들었는 지에 달렸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미리 정해두거나 번거롭고 까다로운 프로젝트에 겁내기 보다 자기 이름을 건 경험을 쌓는 작업에 열정적으로 도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주연 파트너 역시 자신을 증명해내는 과정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작은 프로젝트라도 맡은 범위를 해내면 그게 쌓여서 다음 일을 맡길 근거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 큰 거래를 맡아도 되는 신뢰할 수 있는 프로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익숙하지 않은 산업에도 직접 들어가 보려는 태도가 결국 자신만의 무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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