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셀트리온이 SLL중앙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의 관심은 매도자인 콘텐트리중앙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미디어그룹 계열사인 콘텐트리중앙이 SLL중앙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대신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단기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재무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의 SLL중앙 매각의 가장 큰 요인으로 IPO 지연에 따른 재무적 투자자(FI)의 상환 압박이 꼽힌다.
콘텐트리중앙은 2021년 사모펀드(PEF) 프랙시스캐피탈과 중국 텐센트 자회사 에이스빌로부터 각각 3000억원(지분 18.36%), 1000억원(10.11%)씩 총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계약에는 기한 내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중앙그룹이 원금과 연 2.9%의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최종 상장 시한은 내년 3월이다. 만약 상장이 불발될 경우 중앙그룹은 4000억원의 원금과 연 수백억원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결국 콘텐트리중앙은 IPO가 지연되자 매각을 통해 중앙그룹의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SLL중앙은 재무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IPO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1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과 업황 악화로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다. 콘텐츠 시장 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2022년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과 제작비 급등, 광고시장 위축이 겹치며 드라마 제작사 전반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광고시장 침체로 편성 물량이 줄어 유통 매출 성장세도 둔화됐다.
이처럼 SLL중앙의 재무 여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었던 점이 매각의 또 다른 배경 중 하나다. 외형 성장을 위한 제작사 인수 및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지속할 현금 창출력은 약화됐다.
SLL중앙의 부채비율은 2023년 127.1%에서 2024년 177.2%로 확대됐고 올 상반기 기준 160.9%를 기록했다. 순차입금 규모 역시 2021년 735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2840억원으로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도 ▲2023년(33.5%) ▲2024년(30.5%) ▲2025년 상반기(35.4%)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재무 상태 악화에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진행한 1년물 3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150억원만 모집돼 일부 미매각을 기록했다. 올해 초에도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LL중앙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NICE신용평가는 'BBB/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김나연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SLL중앙에 대해 "누적된 손실과 영업수익성 저하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는 추세"라며 "영업 현금흐름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현금 창출력 대비 투자부담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콘텐트리중앙은 지난해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 탐색에 나섰다. 매각을 통해 FI 투자금을 상환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셀트리온은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흐름 속에서 SLL중앙을 신사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온 셀트리온에게 기회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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