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 작업이 투자유치 지연과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장기화라는 악재를 만나 표류하고 있다. 합병의 핵심 동력인 외부 자금 조달이 좀처럼 진척 보이지 못하면서 연내 통합법인 출범은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합병 추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양사 합병 법인은 올해 6월부터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을 대상으로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자를 타진하고 있으나 최근까지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극장 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짙은 데다 양사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풋옵션 등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단 제공도 여의치 않은 열악한 재무상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극장업 전반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악재다. 코로나19 이후 관람객 수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는 해도 OTT 확산과 제작비 상승, 흥행 편차 확대 등 구조적인 변수 탓에 극장업에 선뜻 투자하기엔 명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경쟁사인 CJ CGV 자회사인 CGI홀딩스 역시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SI들을 상대로 원매자 물색에 나선 만큼 자금 유치 난이도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사전협의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사전협의는 기업결합 정식 신고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획정과 점유율, 경쟁제한 우려 등을 검토하는 제도로 양측은 올 상반기 공정위에 기업결합 사전협의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이 합병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을 당시만 해도 연내 합병 마무리에 무게가 실렸지만 연말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어 합병 시점은 사실상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진 분위기다.
문제는 수천억원대 투자 유치가 사실상 합병 성사를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라는 점이다. 그간 두 회사의 적자를 메우느라 모회사인 롯데쇼핑과 콘텐트리중앙이 떠안았던 재무 부담을 일부 덜고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상영관 재정비와 신규 콘텐츠 투자 강화에 쓸 자금 여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목표만큼 외부 자금 유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합 법인의 차입 부담만 커질 수밖에 없어 적자 사업 두 곳을 한데 묶어놓은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되레 힘을 얻어 합병 명분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극장업 자체가 침체기인 상황에서 LP(출자자)들을 설득하려면 확실한 업사이드가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부실 차환 막기에 급급한 모양새라 들어가기 쉽지 않은 거래다"라며 "특히나 풋옵션 같은 기본적인 신용 보강조차 해줄 체력이 안 되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고 들어갈 유인이 전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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