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등 사회구조 변화에 맞춰 서울을 비롯한 도심 공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고밀 복합개발'이 대안으로 부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다. 특히 도심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 개선 등 사회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과영 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자본시장전문미디어 딜사이트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새 정부와 노후 도심의 재탄생'을 주제로 개최한 '딜사이트 부동산개발포럼'에 참석해 노후 도심공간의 문제점 및 고밀 복합개발 방안 등을 발표했다.
먼저 박 연구위원은 저밀 노후 도심공간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문제점을 짚었다. 세부적으로 저밀 개발 지역의 인프라 설치 및 유지 관리 비용으로 연간 1인당 4500달러(약 624만원)를 추가 부담해야 하는 미국 사례를 언급했다. 또 인구 밀도가 낮은 저밀 도심 공간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차량 이용량은 늘어 과도한 에너지 사용을 유발하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일례로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GCPI) 순위는 2017년 6위에서 2020년 8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6위를 회복하는 흐름을 나타냈다"며 "서울 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면 가장 저조했던 거주성 지표 개선을 두고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인구 변화를 고려한 압축 도시 공간 조성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오는 2052년이면 고령 가구가 차지하는 인구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1·2인 위주로 인구가 재편돼 도시 설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위원은 "1·2인 가구는 전통적인 3·4인 가구와는 도시 생활 패턴이 다르다 보니 기존 근린 주거 개념 등이 다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모든 도시 기능이 골고루 갖춰지면서도 직주근접 가치가 큰 복합 공간 조성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박 연구위원은 도심 고밀 복합개발 성공사례로 ▲홍콩 IFC·ICC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일본 도쿄 토라노몬 힐스·아자부 다이힐스 ▲뉴욕 허드슨 야드·미드타운 사우스 등을 거론했다. 이와 함께 도쿄·신주쿠 역세권 개발을 예시로 들었다. 구체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들이 대중교통 환승체계를 개선하고 주변 지역 대규모 개발을 견인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화에 기여한 점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박 연구위원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는 건물 자체가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도쿄 토라노몬 힐스는 국제 비즈니스 관점에서 개발이 이뤄졌는데 도로 상부나 지하공간을 수직 연결시키는 입체 도시로 재편하는 모델로서 역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연구위원은 고밀 복합개발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공간혁신 3종세트'를 포함해 지구단위 계획, 민관합동 개발 활성화 및 지구단위 계획 유연화 등이 부각됐다. 공간혁신 3종세트는 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도시·군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 등 신규 도시 공간 조성이 가능한 특별 용도구역을 가리킨다.
박 연구위원은 "공간혁신 3종 활성화에는 합리적인 공공기여가 뒤따라야 한다고 보고 개발 사업 공공기여금이 조금 더 합리적인 수준으로 산정될 필요가 있다"며 "또 사전협상을 거쳐 공공개발 사업안을 결정했지만 이후 교통 개선 대책 부담금을 별도로 징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부분들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연구위원은 '에쿼티 투자환경 조성'을 주문했다. 대부분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 특성상 리스크가 큰 만큼 개발사업 주체가 자기자본을 일정 수준으로 투입하는 에쿼티 투자 활성화를 도모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박 연구위원은 "사업 시행자가 자기자본을 투입하도록 요구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사모펀드 등이 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면서 "자체적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외부 자금을 에쿼티 자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적 방안들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공기여금은 도시 개발사업자가 토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용도 변경이나 용적률 등 각종 규제를 완화받는 대신 지방자치단체에 현금 또는 현물을 기부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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