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텔레콤이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정부 '소버린 AI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업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그룹사 및 컨소시엄 시너지를 등에 업고 AI 반도체·데이터부터 관련 서비스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풀스택을 구축해 시장·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경쟁팀 대비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경험이 부족해 추후 개발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SK텔레콤 컨소시엄이 네트워크·모빌리티 데이터 등 통신 특화 인프라를 유일하게 보유 중인 만큼, 향후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초 '독자 AI 파운데이션' 정예팀으로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등 5곳을 선정했다. 이중 SK텔레콤은 통신사 중 유일하게 자체 브랜드로 '톱5'에 안착하면서 '텔코 AI' 장래성을 일부 입증했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주도해오며 전세계 주요 통신사들의 AI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힘써왔다. 내부적으로도 AI데이터센터 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역량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SK텔레콤이 자체 LLM 개발보다 외부모델 및 하드웨어 생태계에 집중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LG AI 연구원이 최근 자체 LLM '엑사원'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 만큼, SK텔레콤도 AI데이터센터 및 외부모델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SK텔레콤이 최근 공개한 '에이닷엑스 4.0'은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LLM '큐원 2.5'를 적용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자체개발 능력이 비교적 열세인 SK텔레콤이 이번 정부 사업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최대 경쟁사인 KT에 앞섰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 데이터도 문자 메시지 등 꽤 많은 부분이 사적인 영역에 걸쳐있어 실 사용이 어려운 데이터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며 "추후 향방은 SK텔레콤 R&D 연구팀과 컨소시엄 내 서울대, KAIST 연구팀의 연구 속도 및 결과에 달렸다"고 부연했다.
최근 전사적인 AI전환(AX) 노력 역시 강점 중 하나로 꼽히지만, 실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그룹 내부에 '혁신 DNA'를 심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 시각이다. 그는 "앞서 최태원 회장은 싸이월드 인수 등을 통해 인터넷 시대를 선도하려는 노력을 이어왔지만, SK는 아직까지 정유나 통신처럼 기간산업에 익숙한 기업으로 비춰진다"며 "그룹 인재들을 내외부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글로벌 역량을 한층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이 수십년간 쌓아온 통신 데이터 및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한국AI교육협회 회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방대한 통신·네트워크·모빌리티 데이터는 다른 기업이 쉽게 확보할 수 없는 고유 자산"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도메인 특화 AI' 개발은 글로벌 범용 LLM과도 차별화가 가능할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를 통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 및 데이터 역시 차별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해외 통신사들과의 공동연구는 물론, 데이터 공유 및 벤치마킹을 통해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통신·IoT·5G·6G와 연계된 AI 서비스는 글로벌 확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글로벌 모델+국내 특화 데이터' 결합 방식으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중장기적으론 자체 LLM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이 구사돼야 한다"며 "통신사만의 '데이터 독점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무기로 삼고 컨소시엄 시너지를 등에 업는다면, 특정 영역에서는 타 경쟁팀들을 앞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정부 프로젝트간 산학연 전반을 아우르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크래프톤(국내 최대 게임 상장사) ▲리벨리온(추론형 AI반도체 제작사) ▲포티투닷(모빌리티 AI 유망기업) ▲라이너(전문지식 관련 AI 에이전트) ▲셀렉트스타(데이터 분석관리 업체) ▲서울대 산학협력단 ▲KAIST가 포함됐다. 경쟁 컨소시엄 중 유일하게 '모델구현'부터 '응용사업'까지 아우르는 풀스택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개발 모델 활용도도 지속 넓혀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20여개 기업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 모델 사용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원 SK텔레콤 AI모델 랩장은 "업계를 선도 중인 기업들의 기술력과 실행력으로 '국민 일상 속 AI'를 위한 최고 수준의 한국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AWS와 국대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약속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기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업황 둔화에도 최근 3년 연속 R&D 투자를 늘리는 등 'AI에 진심'이란 브랜드 이미지가 굳혀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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