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대내외 위기 상황에 봉착한 SK텔레콤이 SK스토아를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매각을 일시 중단한 상황이지만 호실적을 이어가는 SK스토아를 인수하기 위해 7개 안팎의 기업이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매각 타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사이버 침해사고부터 5G 가입자 이탈에 이르기까지 재무적 타격이 막대하게 불어나는 만큼, 1000억원대로 추정되는 SK스토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다만 SK스토아 홈쇼핑 사업군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및 통신업과 연계성이 깊고, 수익·재무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론 득보다 실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SK스토아'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SK스토아는 2017년 SK브로드밴드의 T커머스(TV+Commerce) 사업부에서 분할해 설립됐다. 이후 2019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과정에서 SK텔레콤이 '커머스 사업 강화'를 목표로 SK스토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통신 인프라와 커머스 역량을 결합해 사업 시너지 전반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SK텔레콤이 '통신·AI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움직임에 본격 속도를 내면서다. 최근에는 사이버 침해사고부터 5G 가입자 이탈까지 경영 전반에 재무부담이 대폭 가중되면서 SK스토아가 빠르게 '비주력 자산'으로 분류된 모양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상반기 SK스토아를 매물로 올려 놓은 뒤 다각적인 매각 노력을 이어왔다. 매각 주관사를 통해 SK스토아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7곳 안팎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사이버 침해사고 수습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최근 주관사에게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홈쇼핑 업계 둔화에도 SK스토아 실적·현금흐름이 원활한 수준을 이어가는 점에 비춰볼 때, 시장 진입을 원하는 기업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SK스토아는 최근 수익성 중심 체질개선을 이어가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3023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73억원으로 4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2% 급증했고, 부채비율(92.7%) 및 유동비율(128.4%)도 양호 수준을 유지 중이다.
특히 정부 승인 등이 필수인 홈쇼핑 시장 진입장벽을 고려하면, 관련 사업을 고려 중인 기업으로선 SK스토아가 최적의 매물인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패션 플랫폼, 중소 백화점 등 홈쇼핑 사업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일부 기업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며 "승인 사업자란 지위는 물론 업계 둔화에도 이어지는 흑자 구조까지, 매물 매력도가 상승할 요인이 몇몇 눈에 띈다"고 말했다.
다만 '알짜 자회사'를 내놓는 SK텔레콤으로선 울며 겨자먹기식 행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최근 들어 SK스토아 실적개선 폭도 한층 확대 중인 만큼, 득보단 실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SK스토아는 올 반기 기준 매출 1571억원, 순이익 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113.4% 증가했다. 2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매출·영업익 등 실적 전반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제치고 T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상품·배송·고객경험 등 사업 본질을 대폭 강화하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같은 기간 SK스토아 장부금액 역시 400억8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일각에선 'SK스토아가 통신·AI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에 있어 필요한 조각 중 하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SK스토아 상승세 이면에는 AI와 통신 인프라가 뿌리 깊게 자리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SK스토아는 최근 모바일 중심으로 홈쇼핑 사업을 재편하고 AI 커머스 역량을 대폭 강화하며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자체개발한 'AI 쇼호스트'의 경우, 6차례 판매 방송에서 평균 취급액 달성률 130%를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올해 보안사고 수습은 물론, AI 투자와 고배당 정책까지 재무부담이 큰 폭으로 가중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의 옥석 가리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라며 "득보다 실을 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경영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스토아 사업군의 경우 통신업과 AI 부문에서 동시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SK그룹이 최근 실트론 등 알짜 자회사 매각까지 적극 고려하는 것처럼, 그룹사 전반에서 득보다 실이 크더라도 시장 관심이 높은 매물 위주로 내놓으며 빠른 현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스토아 매각 여부와 관련해선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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