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메리츠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5조원 규모 LNG 자산 유동화 거래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따냈다. 경쟁사보다 담보 요구는 줄이고, 적정한 금리를 제시하면서 SK의 신뢰를 끌어낸 전략이 주효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광양·여주·하남·위례 등 4개 민간 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거래에서 메리츠증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거래는 발전 자회사 일부를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매각하고, SK온에는 주가수익스왑(PRS)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CPS 유동화 금액은 3조원, PRS는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번 딜은 메리츠증권과 글로벌 사모펀드 간 경쟁 구도였지만, 메리츠가 '적은 담보'와 '낮은 금리'라는 카드로 승기를 잡았다. KKR과 브룩필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투자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발전 자회사들이 RCPS를 발행해 특수목적법인(SPC)에 팔고 해당 SPC에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발전 자회사들에 전환우선주(CPS)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에는 주가수익스와프(PRS) 형태로 각각 조단위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은 인수한 CPS의 상당 부분을 다른 기관투자자들에 셀다운(재매각)해야 하는 상황으로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물량을 함께 떠안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다른 후보들은 발전 자회사 4곳 전부를 담보로 요구했지만, 메리츠는 경쟁사 대비 적은 담보로도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유동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SK 입장에서는 남은 담보 여력을 활용해 향후 추가 유동화에 나설 수 있어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메리츠가 자산의 적정가치를 평가해 담보 부담을 줄여준 만큼, 업계에선 메리츠가 향후 SK가 추가 조달에 나설 시에도 파트너로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리 측면에서도 메리츠는 연 6%대의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 신뢰를 얻었다. KKR, 브룩필드 등은 연 8%대 금리를 제안했다. 메리츠의 금리 조건이 알려지며 일부 경쟁사들이 금리를 낮췄지만, SK는 결국 메리츠를 선택했다. 단순 금리뿐 아니라 거래 구조의 합리성과 파트너십의 '진정성'이 주요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는 김종민 메리츠증권 각자대표(사장)와 정영채 상임고문이 주도했다. 부동산PF 중심이던 메리츠 IB 포트폴리오가 실물자산 유동화 영역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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