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한국에서 카버코리아와 휴젤이라는 조단위 뷰티 바이아웃 성공신화를 이룬 베인캐피탈이 핵심 주역 이정우 대표의 이탈 선언 이후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마땅한 후임자 인선에 성공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바이아웃(경영권 이전)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질 위기라는 지적이다. 이정우 전 대표는 세금 이슈로 인해 홍콩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리더십 부재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임자 선정이 계속 지연될 경우 김동욱 베인캐피탈 부사장이나 김현승 전무(MD) 등이 내부 승진해 한국 사무소를 이끌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들이 지난 10여년간 카버코리아, 휴젤 등 굵직한 거래를 주도해온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이정우 대표의 후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베인캐피탈은 모건스탠리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글로벌 IB 출신 인사들과 접촉했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지난 4월께 퇴사 의사를 밝힌 뒤 개별 투자 업무에는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 대표는 홍콩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국내에서 베인캐피탈을 각인시킨 입지전적인 인물인 만큼 그 빈자리를 채울만한 후임자 선정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베인캐피탈 한국 대표로 부임한 후 화장품, 미용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굵직한 거래들을 성사시키며 베인캐피탈을 국내 메이저PE 반열에 올렸다.
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바코리아는 2년 만에 투자원금대비(MOIC) 7배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으며 국내 최대 보톡스 전문업체 '휴젤'의 경우 9300억원 가량에 인수한 뒤 1조7000억원에 매각하며 20%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이 밖에 CJ슈완스, 클래시스 등도 이 전 대표의 주요 트랙레코드로 꼽힌다.
문제는 이 대표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바이아웃 시장에서 베인캐피탈의 존재감이 희미해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베인캐피탈의 국내 투자 건은 대부분 크레딧 펀드에서 이뤄졌다. 작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당시 크레딧 펀드를 활용해 최윤범 회장의 우군으로 등판했으며 올해 초 인수한 인스파이어 호텔 역시 지난 2021년 메자닌 대출 형식으로 투자한 뒤 기존 최대주주의 재무약정 위반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구조다. 베인캐피탈이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바이아웃 투자는 지난 2021년 클래시스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동욱 베인캐피탈 부사장과 김현승 전무 등이 내부 승진하며 회사를 이끌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PEF 경쟁 과열로 국내에서 좋은 딜을 발굴하는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이 대표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이 베인캐피탈에 합류한 후 진행한 클래시스 투자 건 역시 딜 소싱을 비롯한 주요 투자 프로세스를 이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욱 부사장은 IBM과 베인앤컴퍼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거치며 M&A 자문, IPO 실사 업무 등을 맡아왔다. 우리투자증권 매각 자문, 오비맥주 인수 자문 등을 맡았으며 제일모직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작업을 돕기도 했다. 베인캐피탈에는 지난 2020년 합류했다. 김현승 전무의 경우 베인앤컴퍼니, 유니슨캐피탈 등에서 근무한 뒤 지난 2018년 베인캐피탈로 자리를 옮겨 PE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전무는 최근 그룹 티아라 멤버 출신 효민과 화촉을 밝히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표의 후임자 선정이 계속 지연될 경우 내부 승진을 통해 회사를 이끌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며 "다만 이 대표가 지난 10여 년 간 한국 사무소를 이끌어온 것을 고려하면 그 빈 자리를 메우기에 내부 승진 인사들의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시장의 관심은 이정우가 없는 베인캐피탈이 아니라 이정우가 새로 만들 하우스와 그의 파트너십 등에 오히려 집중되고 있다"며 "이정우 대표가 이룬 투자 및 엑시트 성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사람을 보고 투자가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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