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최용민 전 베인캐피탈 전무가 이정우 베인캐피탈 한국대표가 만드는 신생 하우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퀴티에서 같이 근무하던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사이이고, 이정우 대표가 국내 세법을 기피해 귀국을 원치 않고 있어 최용민 전무가 한국 대표를 맡아 국내 활동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정우 베인캐피탈 대표는 내년 새롭게 설립하는 하우스 설립 멤버로 최용민 전 전무를 설득해 합류를 약속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전무는 올해 3월을 끝으로 현재는 베인캐피탈에 출근하지 않고 미리 회사를 떠나 휴식을 취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신생 하우스는 국내 미들마켓을 타깃으로 한 바이아웃 사모펀드(PEF)다. 베인캐피탈은 이 대표의 신생 하우스에 자본금의 절반 안팎을 책임지며 전략적 파트너로 남을 예정이다. 규모가 큰 라지캡 딜은 베인캐피탈이 소화하고 미들·스몰캡은 이 대표가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구상이다.

이정우 대표가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머무르며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동안 최 전 전무는 국내에 상주하며 하우스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과거 베인캐피탈에서 카버코리아 바이아웃과 휴젤 인수 등을 전담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성과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보수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한국에서는 비거주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국세청은 거주자의 경우 국내에 주소 또는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 비거주자는 거주자가 아닌 개인으로 정의한다. 여기에서 주소는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으로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 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정우 대표와 가족들은 홍콩 등에 주로 머무르면서 10%대 과세만을 적용받고 있다. 한국에 이 대표가 연중 180여일 이상을 체류할 경우 그가 받은 면세 조치는 즉시 해제돼 곧바로 거주자 관점에서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 

최용민 전 전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신생 하우스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이정우 대표는 자신이 강점을 가진 딜 소싱 및 해외 LP 모집을 전담하고 최 전 전무는 투자 포트폴리오 및 국내 투자자 관리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

최 전 전무는 15년 이상 IB 업계에 몸담은 투자 전문가다. 그는 1982년생으로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08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이후 2010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로 이직하면서 이 대표와 함께 근무했다. 베인캐피탈의 경우 이 대표보다 한해 앞선 2014년에 옮겼으며 지난 2022년 전무 급으로 승진했다. 이정우 대표가 모건PE에서 베인으로 이적했던 것도 최용민 전 전무의 추천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전무는 베인캐피탈에서 매니징디렉터(MD)로 일하며 랜드마크 딜에 대부분 관여했다. 외국계 MD는 파트너를 제외한 최고 직급으로 최 전 전무는 바이오헬스 부문 M&A에서 강점을 지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베인캐피탈의 주요 트랙레코드인 클래시스의 경우 지난 2024년 최 전 전무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7월 최 전 전무는 2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클래시스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