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SK온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그룹 전반에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SK온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도 SK온 신용등급과 연계돼 하향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신평은 8일 '주요기업 크레딧 이슈 점검' 웨비나를 열고 SK그룹 실적 및 재무상태를 분석하며 신용등급 리스크 전반을 평가했다. 이날 한신평은 SK그룹의 신용등급 방어 관건으로 에너지·배터리 사업 반등을 꼽았다.
장수명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그룹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에너지, 반도체 부문이 경기 및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배터리 사업 투자가 줄어들고 SK하이닉스는 비핵심자산 매각 성과를 가시화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리스크도 상존한다"며 "배터리 사업의 경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SK온, SK이노베이션의 차입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고 부연했다.
SK그룹은 최근 대대적인 리밸런싱을 단행하면서 순차입금 및 부채비율 전반을 개선 중이다. 다만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는 대규모 신규 투자에 따라 재무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장 애널리스트는 "그룹 내 일부 채무적 성격을 내재한 자본성 자금조달 등 회계상 부채로 미포함된 부분도 재무적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중"이라며 "종합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는 등 사업 결합 움직임은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SK온 배터리 사업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게 한신평 측 시각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 순차입금 중 SK온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로 재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 확대 중"이라며 "SK온 신용등급 조정이 SK이노베이션 등급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확신은 못하지만, 향후 배터리 업황 안정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도 SK온 신용등급과 연계돼 하향 압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K온은 최근 일부 흡수합병으로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익 증가 예상되지만, 미국 실적 의존도 늘어나면서 트럼프 정책에 따른 사업·재무 변동성이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올해 투자규모가 줄어도 단기적으론 차입금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된 석유화학 계열사 중심으로 신용도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SKC·SK피아이씨글로벌 등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됐으며, SK지오센트릭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 중이다. 장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석유화학 계열사의 가시적인 사업재편 및 개선방향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재무계획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신용도 부담은 지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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