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밸류체인 전면에 나섰다. SK㈜ 산하 SK머티리얼즈의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켜 반도체 인프라·소재·모듈·리사이클링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SK에코플랜트는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 당시 약속한 상장 이행을 위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SK머티리얼즈 산하 4개 반도체 소재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SK㈜는 이들 자회사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하거나 주식교환 방식으로 넘기면서 총 4800억원 규모의 자본을 SK에코플랜트에 이전한다. 자회사 편입은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새로 편입되는 4곳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3500억원 수준이다. 핵심 소재로는 반도체 박막 형성용 프리커서(SK트리켐), 식각가스(SK레조낙), OLED용 발광소재(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포토 공정용 세정제(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존 산업용 가스(SK에어플러스), 반도체 모듈(에센코어), 리사이클링(SK테스) 사업에 이어 반도체 소재까지 확보하게 된다.
SK에코플랜트의 반도체 업종 진출은 IPO 전략과 맞물려 있다. 2022년 약 1조원 규모의 프리IPO 유치 당시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는 계약 조항이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 신사업으로 내세운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단기 성장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이다. 본업인 건설업도 수익성 하락이 이어지면서 구조 전환 없이는 IPO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3곳을, 공동 주관사로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뒀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로 IPO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SK에코플랜트의 이번 사업 재편은 수년간 이어져 온 체질 전환의 연장선에 있는 의사결정으로 풀이된다. 옛 SK건설 시절부터 주택, 플랜트, 인프라를 주력으로 했지만 최근 몇 년간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수주 경쟁 격화 등 복합적인 경영환경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때문에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프로젝트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는 '방어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업종을 편입하면서 IPO 추진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격화되고, AI·전기차·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영역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높은 진입장벽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동시에 갖춘 시장으로 멀티플을 크게 높일 수 있다. SK그룹 내에서도 SK하이닉스(메모리), SK실트론(웨이퍼), SK스퀘어(반도체 플랫폼)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22년 프리IPO 당시 계약 조건에 따라 2026년 7월까지 IPO를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초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I와의 약속 이행이 어려울 경우, 수익 보전 등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IPO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도 "다만 기업의 정체성과 성장 스토리 측면에서 더 모호해진 면도 있어 상장 추진 전까지 이를 뒷받침할 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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