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기업은행 노사가 '총인건비 제도' 개선에 대해 합의점을 찾으며, 22일간 이어지던 장민영 신임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이 공식 종료됐다. 노조는 장 행장이 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미지급 초과근무 수당 문제 해결 의지를 보임에 따라, 집중 교섭에 착수해 구체적인 수당 지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3일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사합의서가 작성된 건 아니지만, 금융위원회와 임금문제 해결에 노사가 함께 나서기로 했다"며 "실무진이 투입돼 이날부터 집중교섭에 들어가 인건비 지급금액과 지급시기 등 구체적인 세부내역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은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큰 틀에서 노사 간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인 지급금액과 지급시기 등은 특정된 게 없다"며 "교섭을 통해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장 행장은 지난달 22일 내정된 이후로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가로막혀 기업은행 본점으로는 단 하루도 출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인건비 제도 개선에 관해 주무부처인 금융위와 예산을 결정하는 재정경제부, 청와대의 협상안을 가져오기 전까지 장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겠다며 투쟁을 벌여왔다.
노조는 총인건비 제도 때문에 실제로 초과근무를 하고도 수당 대신 휴가로 보전받았지만 여건이 안 돼 휴가도 제대로 못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초과수당 대신 지급된 휴가 중 미사용 일수는 1인당 평균 35일로, 이를 수당으로 환산하면 1인당 약 600만원씩 전체 직원 기준으로 약 780억원에 달한다.
노조는 이 같은 문제를 단순한 임금 갈등이 아닌 '사실상 체불'로 규정하고 있다. 총인건비 한도를 이유로 지급 여력이 있음에도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노사 간 잠정 합의를 이룬 것은 지난 10일 장 행장이 본점으로의 출근을 재시도하면서 그동안 경과에 대해 노조에게 알렸던 덕분이다.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는 실마리가 던져지면서다. 장 행장은 "그동안 진행 상황이 있었고, (정부와)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니까 빠른 시일 내 해결하겠다"며 "정부와 소통해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장 행장은 전날 저녁 노조와 만나 미지급 수당 지급에 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노조의 투쟁은 22일 만에 종료된다. 신임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일수는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으로, 2021년 윤종원 전 기업은행장의 27일이 최장기간이다. 설연휴가 지날 때까지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장 행장은 윤 전 행장의 최장기록을 깰 예정이었다.
다만,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은 공식 종료됐지만 장 행장의 출근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이날 오전에도 장 행장은 국민성장펀드 행사 때문에 대웅제약 스마트공장 현장으로 바로 출근했다. 기업은행은 장 행장의 출근 일자가 확정되는대로 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날짜는 설 연휴 이후인 오는 19~20일, 23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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