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SK온이 적자 지속을 탈피하기 위해 SKTI(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합병시켰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우려다. 영업이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SKTI가 실적에 편입됐음에도 올해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SK이노베이션은 업황 악화에 배터리 부문 적자 지속까지 더해지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온은 매출 8조7407억원, 영업이익 16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315억원의 적자를 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SK온이 기대하던 결과는 아니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 1분기 SK온은 SKTI, SK엔텀의 실적까지 더해진 합병법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SK온은 SKTI과 SK엔텀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SKTI는 11월, SK엔텀은 올해 2월 SKTI로의 합병 절차가 완료됐다.
이 둘의 실적을 제외하고 배터리 부문의 실적만 살펴보면 올해 1분기 29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SKTI가 1300억원 가량의 영업흑자를 낸 것이다. SK온이 지난해 1분기 3315억원의 손실을 냈는데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SKTI는 최근 3년(2021년~2023년) ▲1654억원 ▲6163억원 ▲574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회사다. SK도 SKTI를 믿고 SK온을 합병시켰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SK온도 실적이 서서히 상승하는 가운데 SKTI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SKTI만 분전하고 SK온은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아울러 SK온은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708억원의 수혜를 받았다. 전년 1분기 AMPC는 385억원이었다. 사실상 제자리걸음도 못 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SK온 배터리 부문의 반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 공정 효율화, 고객사 정산비용 등을 반영한 SK온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첫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SKTI에 기대기보다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도 이번 달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온을 살리기 위해 SK E&S도 합병했지만 배터리 부문이 부진한 데 이어 석유화학, 정유 등에서도 실적이 나오지 않아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낮춘 상태다. 배터리 부문의 부진이 모회사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아직 실적이 완전히 반영된지 1분기 밖에 되지 않아 합병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대차로 향하는 배터리 공급이 많아진 만큼 2분기 실적은 AMPC 등이 더 반영돼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온 관계자는 "정유시장에 따라 달라서 합병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며 "SK온은 2분기부터 현대차로 가는 물량이 많아져 미국 조지아 공장이 풀가동될 예정이라 AMPC 확대 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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