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2014년부터 NHN의 지휘봉을 쥐고 있는 정우진 대표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나선다. 사업 구조 재편과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실적 개선 성과와 함께 최대주주인 이준호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에서 연임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NHN은 오는 26일 진행되는 정기 주총에서 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임기는 이달 말부터 2029년 3월까지 3년이다.
◆게임 규제'수익구조 편중 속 구원투수 등판
본래 NHN은 2013년 네이버의 한게임사업부가 'NHN엔터테인먼트'로 인적분할해 상장한 회사다. 창사 초창기였던 2013년 전체 매출(2654억원)의 약 95.4%(2533억원)가 게임 부문에서 발생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편중돼 있었다.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엇갈리는 산업 특성상 '게임 외길'을 걷기엔 한계가 있었다. 설상가상 2014년 2월 웹보드 게임 규제안이 전면 시행되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최대 미션으로 부상했다.
당시 NHN엔터 대표를 맡던 이은상 전 대표가 건강 문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정 대표가 난국을 타파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NHN엔터에서 게임사업을 총괄하며 '크리티카' '던전스트라이커' '드래곤프렌즈' '에오스' '포코팡' 등 게임을 흥행시킨 점이 컸다.
정 대표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비게임 영역 진출이었다. 2014년 DB보안업체 피앤피시큐어, 티켓 예·판매 대행업체 티켓링크를 시작으로 다수의 기업을 품으며 외형 확장을 꾀했다. 초반엔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결제·광고 시장 경쟁이 이미 치열한 상황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잭팟'이 터진 건 2018년이었다. 페이코(간편결제), NHN한국사이버결제(전자결제대행), 인크로스(동영상 광고 플랫폼) 등 주요 법인의 선전에 힘입어 결제·광고·커머스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다. 그 해 연결기준 매출 1조2821억원, 영업익 687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2017년 대비 각각 41%, 98% 증가된 수치였다.
게임 영역 또한 PC와 모바일로 분리하고, 개발 조직을 분사해 자회사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줬다. 그동안 PC 영역에 주력해 오던 것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던 모바일 캐주얼 진출을 시도했다. 그 결과 NHN의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은 2014년 PC 55%, 모바일 33.3%에서 2018년 PC 33%, 모바일 67%로 뒤바뀌었다.
NHN의 몸집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2014년 연결기준 매출 5569억원에서 2025년 2조2696억원 규모로 4배가량 성장했다.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4년 935억원에서 2025년 5650억원으로 6배가량 늘었다.
◆소통 리더십으로 사업 재편…최대주주와 깊은 신뢰관계
이 같은 사업 다각화 전략을 뒷받침한 건 정 대표 특유의 소통 리더십이었다. 그는 임직원들과의 잦은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2014년 게임 개발 조직을 NHN스튜디오629, NHN픽셀큐브, NHN블랙픽 등 3개 자회사로 물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았다. 이에 정 대표가 관련 사업 부문 임직원을 모두 소집했다. 그는 분할 이유와 경영 비전, 사업 방향 등을 직접 소명했다. 이후에도 신사업 확장 등으로 진통을 겪을 때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배경은 이준호 회장과의 두터운 신뢰관계다. 두 사람은 20년 이상 함께 호흡을 맞추며 회사의 대소사를 결정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전체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정 대표가 각종 사업을 직접 챙기는 '투톱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들의 인연은 정 대표가 2000년 NHN의 전신인 '서치솔루션'에 입사하며 시작됐다. 이 회장이 창업한 자연어 검색 전문기업이었다. 그 해 7월 네이버컴이 서치솔루션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NHN으로 합류했고, 2013년 한게임사업부가 네이버에서 분사할 때도 이 회장을 따라 NHN엔터로 적을 옮겼다. 두 사람은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신의를 더 깊게 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현재 NHN 지분의 약 26.7%를 쥐고 있는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통상 대표 선임 과정에서 최대 주주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함을 고려하면,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구조 재편 성과가 확실한 데다 이 회장이 정 대표를 깊이 신뢰하고 있어 무난하게 연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과제로로 꼽히는 클라우드 부문의 공공 영역 확장이나 게임 부문 매출 비중 회복과 같은 미션이 남아 있어 연속성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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