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정우진 NHN 대표가 추진해 온 내실 경영이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앞서 외형 확장 이후 수익성 저하와 핵심 사업 안착이 과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수익성 회복과 함께 현금창출력까지 대폭 개선되며 체질 개선 성과가 숫자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NHN이 확보한 5000억원대 현금을 향후 게임·결제·기술 등 핵심 사업 재원으로 활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NHN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4년(470억원)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5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시장전망치(1833억원)를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 또한 2024년 -167억원에서 2025년 4813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5년 단위로 살펴봐도 ▲2021년 1366억원 ▲2022년 마이너스(-)1284억원 ▲2023년 -1859억원 등으로 최대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본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을, FCF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CAPEX)을 제외한 실제 가용 현금을 의미한다. 통상 이 수치가 개선됐다는 건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순현금이 늘었을 뿐 아니라 향후 신사업 투자나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금 동원력이 튼튼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앞서 정 대표가 안고 있던 과제 가운데 하나였던 '내실 강화'가 일정 부분 성과를 냈음을 보여준다. NHN은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매출 규모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2조5163억원, 영업이익 13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흑자전환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2024년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발생했던 일회성 비용을 털어낸 가운데 결제·기술 등 사업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NHN은 2024년 티메프 사태 여파로 3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시 티몬·위메프의 정산 불능으로 NHN페이코가 미회수 채권을 비용처리하면서 약 1407억원 규모의 일회성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지난해 해당 비용 부담이 제거됨에 따라 본업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023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면서 적자폭이 커졌던 것과 달리 2024~2025년 CAPEX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FCF 또한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관리도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에 기여했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자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실적 규모가 커질수록 운전자본도 따라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NHN의 순운전자본은 2024년 5404억원에서 2025년 6575억원으로 약 21.6% 증가했다. 이는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더 크게 늘어난 상태로, 기업이 단기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탄탄해졌음을 의미한다. 유동자산은 1조4200억원대에서 2조2000억원대로, 유동부채는 8800억원대에서 1조5400억원대로 동반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채권은 줄고 매입채무가 늘면서 운전자본 관리에 기여했다. 2024~2025년 매출채권은 5242억원에서 4296억원으로 18.0% 감소했고, 매입채무는 5749억원에서 1조2690억원으로 2배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약 945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성공적으로 회수해 현금화했으며 동시에 매입채무 약 2259억 원의 지급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회사 내부에 머무는 현금 비중을 극대화했다. 전략적인 현금 관리로만 약 3448억원의 유입 효과를 거둔 것이다. 여기에 감가상각비 등 실제 현금 유출이 없는 장부상 비용(약 2113억원)이 가산되면서 NHN이 실제 손에 쥔 현금 규모는 장부상 이익을 상회하게 됐다.
이번 실적은 앞서 제기됐던 정 대표의 리더십 과제 중 일부가 해소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구조조정과 사업 효율화,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손익을 개선했고, 그 결과 대규모 현금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 향후 투자에 쓸 수 있는 실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업계에선 NHN이 확보한 5000억원대 '현금 실탄'의 향방에 주목한다. 올해 사업 기조를 종합하면 향후 게임·기술·클라우드 등 '핵심 삼각편대'에 대한 투자나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책 등의 재원으로 사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따른 당기순이익 확대와 더불어 외형 성장과 내실 경영이 조화를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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